타이틀리스트 글씨체를 비서가 만들었다고?

2023. 2. 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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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권의 감성골프]

“유명 골프 브랜드는 알겠는데 그 의미는 도통 모르겠어. 이곳저곳에 인수돼 이제는 어느 회사에서 나온 브랜드인지 너무 헷갈려~”

식사 자리에서 지인이 골프 브랜드 이야기를 꺼냈다. 골프용품업계에 일어난 수많은 이합집산으로 인해 웬만한 골프 마니아도 브랜드 내역을 알기가 쉽지 않다. 골프 후발국인 우리나라도 타이틀리스트(Titleist), 테일러메이드, 풋조이 같은 세계적인 업체를 인수해 골프 대국 면모도 보인다.

캘러웨이(Callawy)는 1982년 미국에서 나온 골프 브랜드로 창업자 일리 캘러웨이(Ely Callaway) 이름에서 따왔다. 64세에 방직 회사 회장에서 퇴임해 골프 사업에 뛰어든 그는 아이언과 우드로 돌풍을 몰고 왔다.

캘러웨이는 1991년 스테인리스 소재로 만든 ‘빅 버사(Big Bertha)’에 이어 1997년 ‘X-시리즈’ 아이언 세트를 선보여 정상에 올랐다. 1996년 골프공 사업에 진출했고 1997년에는 일류 퍼터 브랜드인 오디세이를 인수해 종합 골프 메이커로 자리매김했다.

타이틀리스트는 전 세계 골퍼 4명 가운데 3명이 사용하는 1위 골프공 브랜드로 클럽, 액세서리, 어패럴까지 영역을 넓혔다.

1930년 고무 회사 사장 필 영(Phil Young)이 퍼트를 하다 골프공 성능에 의구심을 품고 의사 친구에게 X-레이 촬영을 의뢰했다. 골프공 코어에 결함을 발견하고 MIT 동문을 초빙해 1935년 신개념 타이틀리스트 골프공을 선보였다.

타이틀리스트는 챔피언을 뜻한다. 당시 글씨를 잘 쓰는 비서 헬렌 로빈슨이 종이에 적은 ‘Titleist’ 필기체가 현재까지 로고체로 사용된다. 2011년 한국 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 PEF 등이 컨소시엄으로 타이틀리스트를 인수했다.

테일러메이드(Taylormade)는 종합 골프용품업체로 1979년 골프광 개리 아담스가 메탈 헤드 드라이버 제작에 나섰다. 당시 클럽 디자인을 도운 헤리 테일러 이름을 본떠 테일러메이드라는 브랜드로 사용했다.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톰 왓슨 등이 사용해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다. 2000년대 ‘Burner 시리즈’가 히트해 골퍼들의 사랑을 받았다.

1997년 아디다스에 넘어갔다가 2021년 우리나라 사모펀드인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약 2조원에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했다.

핑(PING)은 카스텐 솔하임이 1959년 만든 미국 골프 브랜드이다. 골프광이었던 그는 직장 생활 도중에도 매일 밤 집 차고에서 독창적인 클럽 개발에 전념하다가 1959년 퍼터를 만들었다.

이 퍼터로 스트로크할 때 청명하게 울리는 ‘핑~’ 하는 소리에서 핑 브랜드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1966년 판매된 퍼트(ANSER)를 잭 니클라우스, 아널드 파머가 사용하면서 핑 골프는 퍼터의 대명사가 됐다.

핑은 골퍼 체형과 스윙 맞춤형 ‘피팅 클럽’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핑 아이언은 198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려 기네스북에 올랐다.

(젝시오 제공)
젝시오(XXIO)는 타이어 업체인 던롭이 선보인 골프 브랜드이다. 던롭은 스코틀랜드 발명가인 존 보이드 던롭이 1899년 설립했다.

던롭은 타이어 부산물로 골프공 생산에 나섰는데 1910년 딤플 골프공을 생산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85년 일본 스미토모그룹에 넘어갔다.

젝시오(XXIO)는 21세기를 뜻하는 로마자 XXI와 전진을 의미하는 온워드(Onward) 합성어이다. 던롭이 경쟁상대인 브리지스톤을 추월하려고 젝시오를 만들었다는 후문도 있다.

박인비가 LPGA에서 젝시오 클럽으로 우승해 우리나라 여성과 시니어 골퍼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웨지 브랜드인 클리브랜드를 인수한 스릭슨도 스미토모에 인수돼 젝시오와 함께 골프 삼각편대를 구성한다.

단조 아이언으로 유명한 미즈노는 야구글러브와 공을 제작하던 미즈노 형제가 1933년 골프 클럽 ‘스타 라인’을 출시하면서 출발했다. 1965년 세계 최대 공장을 설립해 MP, JPX, MX, 라루즈 시리즈로 드라이버에서 퍼터까지 풀라인 업을 구성했다.

야마하는 도쿄에서 열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음악 특성화 도시로 세계적인 악기 회사 야마하가 자리한다. 1887년 의료기 수리공인 야마하 도라쿠슈가 우연히 초등학교에서 풍금 수리를 부탁받았다.

분야는 다르지만 실력을 발휘한 그는 마침내 수리에 성공하고는 풍금 매력에 빠졌다. 이를 계기로 그는 풍금 제작에 이어 1900년부터 피아노도 생산해 1904년 세계악기박람회에서 대상을 받았다. 도전은 멈추지 않고 AV기기, 모터, 제트스키, 골프 클럽까지 이어졌다.

급기야 그는 1982년에는 고정관념을 깨고 카본 헤드와 항공기 소재인 티타늄으로 골프 클럽까지 만들었다. 야마하는 UD+2 아이언으로 일본 판매 1위에 올랐고 인프레스와 리믹스 시리즈로 다양화했다.

브리지스톤은 일본 대표 골프 브랜드다. 1931년 브리지스톤타이어를 설립한 이시바시 쇼지는 3년 후 타이어 부산물로 골프공을 제작했다.

브리지스톤(Bridgestone)은 창업자 이시바시(石橋) 이름에서 유래했는데 말 그대로 옮기면 돌다리다. 세계적인 타이어 명성을 토대로 골프공도 일본에서 큰 성장을 일궜다. 이음새 없는 ‘심리스 기술’, 체공시간을 늘린 ‘듀얼 딤플’ 등으로 성능을 업그레이드했다.

다양한 클럽까지 선보인 브리지스톤은 1998년 투어스테이지 브랜드도 론칭해 2014년 통합했다.

혼마도 일본 유명 골프 브랜드다. 요코하마에서 골프 연습장과 클럽 수리점을 운영하던 혼마 형제가 1962년 처음 클럽을 만들었다. 서양이 아닌 일본인 체형에 맞춰 제작된 최초 클럽으로 꼽힌다.

혼마는 1993년 카본과 메탈 우드로 도약의 계기를 마련해 2000년대에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제품군도 프리미엄 베레스, 투어 월드, 초중급 비즐 등으로 라인업하면서 폭넓게 구성했다.

정현권 골프칼럼니스트-전 매일경제 스포츠레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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