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탄핵·입법·추경…이재명 몰리자 온갖 카드 다 꺼낸 민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온갖 카드를 쏟아내고 있다. 여당의 방탄 프레임을 차단하고 대여(對與) 공세 전선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당 안팎에서 강경 일변도 방침에 중도층 표심의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달 들어 방송법과 안전운임제의 본회의 직회부 방침에 대한 엄포를 놓고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촉구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과 ‘김건희 특검법’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이후 이번 한 주 동안 꺼내 든 카드다. 주말인 4일엔 서울 숭례문 광장에서 장외집회도 연다.
한 친문계 의원은 3일 “전선을 넓히면 이도 저도 안 된다”며 “김건희 특검 하나만 강하게 밀어붙이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꼭 필요한 의제만 끌고 가야지 이 상태가 지속하면 민주당이 지지받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상민 탄핵은 그야말로 최후의 수단인데 (현재는) 적절한 시점은 아닌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도층 확장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달 31일 비명계가 주축인 ‘민주당의 길’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고관여 지지자 중심의 정치 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중도 성향 중에 경제적 효능감을 추구하는 ‘이코노믹 보터’의 정책적 요구에도 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생현장에 대한 행보를 강화해서 투트랙으로 가지 않으면 김건희 특검과 이상민 탄핵에 대한 여론이 높아도 민주당 지지도에 기계적으로 반영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1일 “김건희 특검과 이상민 탄핵에 대한 찬성 여론이 민주당 자체 조사 결과 60%가 넘었다. 국민적 요구”라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민주당이 대안 정당으로서의 이미지 구축에 실패하고 있다”며 “투쟁성 제안들로는 중도층의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실시해 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34%로 조사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35%였다. 지난해 11월 29일~12월 1일 조사에서 33%를 기록해 국민의힘(당시 35%)에 밀린 이후 2개월이 넘도록 반전하지 못하고 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다양한 사건으로 점점 불이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전선을 넓히거나 좁히는 게 크게 의미가 있어 보이진 않는다”며 “장기로 말하면 외통수에 걸린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재 기자 kim.jeongj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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