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 재개 5일만에 中·日 외교 첫 통화…‘영토문제’ 서로 할말만
일본과 중국의 외교수장이 처음으로 전화 통화를 했다. 중국이 일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재개한 지 5일 만의 일이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의 부임을 계기로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이뤄진 이번 전화통화에서 양국은 “긴밀한 의사소통을 계속하자”고 했지만 영토 문제에 대해선 서로의 입장만을 주장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3일 전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하야시 외무상과 친 외교부장간의 전화는 지난 2일 밤 10시부터 약 50분간 이뤄졌다. 외무성은 친 외교부장이 지난달 말 발생한 홍콩 국적 화물선 침몰에 대한 일본의 수색과 구조활동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며 대화가 시작됐다고 알렸다. 외무성은 이 전화통화에서 하야시 외무상이 센카쿠 제도(尖閣諸島·중국명 댜오위다오)와 동중국해, 중국의 러시아와의 제휴를 포함한 군사활동 강화 등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하야시 외무상이 친 외교부장에게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발표했다. 외무성은 하야시 외무상이 “일본 내 중국에 대한 여론이 지극히 냉랭하다”는 발언을 한 것도 공개했다. 외무성은 양국 외교수장이 이번 협의를 통해 “앞으로 정상·외무장관급을 포함한 모든 차원에서 긴밀히 의사소통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만 문제, 영토문제 놓고 서로 입장만 주장
친 외교부장의 부임과 함께 이뤄진 첫 전화통화였지만, 일본 언론들은 대만 문제와 영토문제를 놓고 서로의 입장만을 주장했다고 분석했다. ‘건설적이고 안정적 관계 구축’엔 뜻을 모았지만 결국 평행선을 걸었단 얘기다.
아사히신문은 친 외교부장이 “일본은 객관적, 이성적인 대중(対中) 인식을 갖고 대만 등 중대문제에 대한 언행을 신중히 하고, 안전보장분야에서 신중히 행동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외무성에서 내놓은 발표와 종합해 보면, 각자 할 말을 하며 응수한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센카쿠 문제를 언급한 하야시 외무상에게 친 외교부장이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우익세력 도발을 제지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친 외교부장은 또 일본을 찾는 중국인에 대한 코로나 방역 대책 완화도 요구했는데, 하야시 외무상은 “중국 내 감염 상황을 보며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외교수장이 평행선을 걸었지만, 일본 언론들은 이번 전화통화에서 하야시 외무상의 방중 시기가 논의됐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지난해 말 중국 방문을 검토했지만, 중국 측 외교부장 교체 시기와 맞물려 이뤄지지 않았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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