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만19세 유망주 이해란, 생애 최고활약

양형석 2023. 2. 3.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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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 2일 우리은행전 22득점13리바운드3블록슛 맹활약, 삼성생명 5연패 탈출

[양형석 기자]

삼성생명이 적지에서 선두 우리은행을 꺾고 5연패의 늪에서 탈출했다.

임근배 감독이 이끄는 삼성생명 블루밍스는 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22-2023 여자프로농구 5라운드 우리은행 우리원과의 원정경기에서 69-58로 승리했다. 작년 12월 26일 우리은행전부터 1월 28일 KB스타즈와의 경기까지 내리 5연패를 당했던 삼성생명은 아산 원정에서 우리은행을 연패에 빠트리며 신한은행 에스버드를 제치고 단독 3위로 올라섰다(12승10패). 

삼성생명은 강유림이 3점슛 3방을 포함해 19득점7리바운드7어시스트4스틸로 맹활약했고 포인트가드로 나선 조수아도 12득점11리바운드5어시스트5스틸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이날 무릎부상으로 결장한 배혜윤이 없는 삼성생명의 골밑을 지킨 주역은 바로 이 선수였다. 36분39초를 소화하며 22득점13리바운드2어시스트3블료슛으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친 2년 차 포워드 이해란이 그 주인공이다.

삼성생명이 전체 1순위로 선택한 유망주
 
 이해란은 프로 입단 1년 만에 트리플잼 MVP와 정규리그 신인왕, 박신자컵 MVP를 휩쓸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삼성생명은 정은순과 유영주, 박정은(BNK 썸 감독), 이미선, 변연하(BNK 수석코치) 등이 동시에 활약하던 WKBL 출범 초기 5시즌 동안 4번의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삼성생명은 안 바우터스와 박정은, 변연하, 이종애가 활약했던 2006년 여름리그 우승을 끝으로 나란히 통합 6연패를 기록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왕조에 가려 무려 15년 동안 챔프전 우승을 하지 못하고 '무관'에 머물렀다.

하지만 매 시즌 꾸준히 중상위권을 유지한 삼성생명은 프로 출범 후 지난 시즌까지 32번의 시즌을 치르는 동안 최하위로 떨어진 시즌은 단 한 번(2019-2020 시즌) 밖에 없었다. 좀처럼 하위권에 떨어진 적이 없었다는 사실은 바꿔 말하면 그만큼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순번을 얻기 힘들었다는 뜻이다. 실제로 삼성생명은 역대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적이 단 4번 밖에 없었다. 

그리고 삼성생명이 지명순번 뽑기를 통해 1순위 지명권을 얻어낸 시즌은 180cm의 장신가드 윤예빈을 지명했던 2015년 신인 드래프트가 유일했다. 박다정(우리은행)을 지명했던 2012년과 이해란을 선발했던 2021년, 그리고 WNBA 출신의 혼혈선수 키아나 스미스를 지명했던 작년 신인 드래프트는 트레이드를 통해 타 팀에서 신인 지명권을 얻어온 바 있다. 한마디로 팀의 현재를 내주고 미래를 얻은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작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얻은 삼성생명은 큰 고민이 필요 없었다. 윤예빈을 비롯해 이주연, 신이슬, 조수아 등 가드진이 풍부했던 삼성생명은 박소희(하나원큐), 변소정(신한은행) 같은 유망주들 대신 수피아여고 시절부터 대형 유망주로 각광 받았던 183cm의 장신 포워드 이해란을 전체 1순위로 지명했다. 이해란은 좋은 신장에 비해 웨이트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그만큼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했다. 

2020-2021 시즌 15년 만에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자마자 챔프전 MVP 김한별을 트레이드했을 정도로 리빌딩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임근배 감독은 팀의 미래로 성장할 이해란을 루키 시즌부터 28경기에 출전시켰다. 연말에는 비슷한 또래의 팀 동료 최서연, 임규리, 박경림과 함께 트리플잼 2차대회에 출전해 삼성생명의 우승을 이끌었다. 루키 시즌 5.79득점3.07리바운드를 기록한 이해란은 이렇다 할 경쟁자 없이 무난히 신인왕에 선정됐다.

배혜윤 결장한 경기서 생애 최고활약
 
 이해란은 2일 우리은행전에서 데뷔 후 가장 많은 22득점과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이해란은 작년 여름에도 주로 나이 어린 유망주 선수들이 출전하는 박신자컵 서머리그에 출전해 맹활약하며 삼성생명의 박신자컵 첫 우승을 이끌었다. 이해란은 우리은행과의 결승전에서 14득점10리바운드를 기록하는 등 4경기에서 평균 26분22초를 소화해 18.3득점7리바운드3어시스트를 올리며 기자단 투표 14표 중 9표를 얻어 팀 동료 신이슬을 제치고 MVP에 선정됐다. 

트리플잼 우승과 정규리그 신인왕, 박신자컵 MVP까지. 프로 입단 1년 만에 촉망 받는 유망주가 걸을 수 있는 전형적인 엘리트코스를 밟으며 성장한 이해란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졌다. 일부 농구팬들은 프로 입단 3시즌 만에 득점 6위(15.37점), 리바운드2위(10.40개)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젊은 스타로 떠올랐던 박지현(우리은행)처럼 이해란도 이번 시즌을 통해 삼성생명의 간판 포워드로 급성장할 거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해란은 이번 시즌 삼성생명이 치른 22경기에 모두 출전해 평균 22분32초를 소화하며 7.68득점4.2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루키 시즌에 비해 출전시간이 더욱 늘었다. 하지만 필드골성공률과 자유투 성공률, 어시스트 등 각종 기록이 미세하게 하락하면서 기대했던 만큼의 성장속도를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이해란은 아직 경기마다 적지 않은 기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해란은 2일 이번 시즌 WKBL 최강팀 우리은행을 상대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이해란은 이날 두 차례 시도한 3점슛이 모두 림을 외면했지만 66.67%(10/15)의 2점슛 성공률을 기록하며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22득점과 13리바운드, 그리고 3개의 블록슛을 기록했다. 특히 수비 리바운드(6개)보다 더 많은 7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냈을 정도로 골밑에서의 투쟁심이 단연 돋보였다.

삼성생명이 득점(18.59점)과 리바운드(6.82개), 어시스트(4.47개) 부문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달리고 있는 에이스 배혜윤이 결장한 경기에서 대어 우리은행을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이해란의 맹활약이 결정적이었다. 2003년생으로 아직 만19세에 불과한 이해란은 아직 기량이나 멘탈적인 측면에서 미숙한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해란이 '삼성생명의 미래'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특급 유망주인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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