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김영걸 (13) 소망하던 담임목사로 부임… 할머니와 아버지의 길 이어

박용미 입력 2023. 2. 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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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연동교회에서 내 인생의 귀한 스승을 만났다.

연동교회 부교역자로 이 목사님을 도운 건 내 인생에 소중한 경험이 됐다.

이 기도를 3년 정도 열심히 하다가 긴급한 기도 제목이 아닌지라 자연스럽게 잊고 있었는데 2000년 3월 대구중앙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됐다.

처음 담임목사로 섬기게 된 교회였기에 첫사랑을 주듯 마음을 흠뻑 주면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랑으로 성도들을 목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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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교회의 이성희 목사님 목회 도우며
부교역자로 인생의 소중한 경험 쌓은 후
대구중앙교회 부임, 사랑으로 성도 목양
김영걸(왼쪽 세 번째) 목사가 2000년 연동교회를 떠나면서 서울 종로구 교회에서 이성희(왼쪽 두 번째) 목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나는 연동교회에서 내 인생의 귀한 스승을 만났다. 바로 이성희 목사님이다. 당시 이성희 목사님은 ‘미래목회 미래사회’ ‘미래목회 대예언’이라는 책으로 한국교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었다. 연동교회는 역사가 오래된 교회이긴 하나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교회 인근에서 예배에 출석하는 분들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보니 교회의 생존전략을 새롭게 연구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어떻게 하면 세상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끼치며 미래를 열어가는 교회가 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이 목사님의 모습을 옆에서 보고 많이 배웠다.

연동교회는 논의가 이뤄지는 과정이 성숙한 교회였고 훗날 내 목회 방향을 설정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 후에 이 목사님이 교단 총회장이 됐을 때는 함께 임원으로 섬기면서 한국교회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도 키울 수 있었다. 연동교회 부교역자로 이 목사님을 도운 건 내 인생에 소중한 경험이 됐다.

부목사로 교회를 섬기면서 기도해 온 것이 있었다. “하나님 늦어도 40세가 되는 해, 2000년에는 담임목사로 나가고 싶습니다. 더 늦으면 안 됩니다”라는 기도를 드렸다. 이유는 단순했다. 2000년은 아버지가 70세가 되는 해였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은퇴하실 때 담임목사가 돼 효도하고 싶었다. 이 기도를 3년 정도 열심히 하다가 긴급한 기도 제목이 아닌지라 자연스럽게 잊고 있었는데 2000년 3월 대구중앙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하게 됐다. ‘하나님은 내가 잊고 있었을지라도 나의 기도를 기억하고 계시는구나’하고 놀랐다.

대구중앙교회는 예장통합과 합동이 나눠질 때인 1960년부터 40년 동안 교단 소속 없이 초교파로 이어져 오던 교회였다. 과거에는 대구제일교회와 함께 대구에서 가장 큰 교회 중 하나였다. 대구행 기차에 온 가족이 올랐을 때 아버지는 서울역 기차 안까지 들어오셔서 담임목사를 시작하는 아들을 배웅해 주셨다. 가는 내내 “나도 할머니와 아버지 길을 따라 담임 목회자의 길을 시작하는구나. 할머니와 부모님 기도에 응답받는 좋은 목회자가 돼야겠다”는 결심을 수없이 마음에 되새겼다.

대구중앙교회는 역사도 깊고 좋은 성도들이 많이 있는 훌륭한 교회였다. 작은 연동교회라 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내가 부임한 후 교회가 예장통합에 가입하기도 했다. 처음 담임목사로 섬기게 된 교회였기에 첫사랑을 주듯 마음을 흠뻑 주면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사랑으로 성도들을 목양했다.

그러던 중 2003년 포항동부교회에서 청빙 요청이 왔다. 담임목사가 교회를 옮긴다는 건 보통 어려운 결단이 아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교회가 어느 교회인지, 내가 가진 은사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교회가 어디일지 기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도 끝에 나는 포항동부교회의 청빙 요청을 받아들여 임지를 옮기기로 했다. 이사하던 날 대구중앙교회 성도들이 버스를 타고 포항까지 따라왔다. 담임 목사가 정든 교회를 떠나는 것이 이렇게 힘든지 미처 몰랐다. 그래서 포항동부교회에 부임하면서 속으로 다짐했다. “담임목사로서 성도들을 마음껏 사랑하고 섬겨야겠다.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교회를 끝까지 섬기며 달려가자.”

정리=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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