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첫 전성기 맞은 정성일이 '유퀴즈'에서 눈물을 흘린 까닭 (ft. 유재석 도플갱어)

라효진 2023. 2. 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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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를 통해 재발견된 얼굴들 가운데는 정성일이 있습니다. 그는 2002년 영화 〈H〉의 단역으로 연기를 시작한 21년차 배우인데요. 2007년 연극 〈강풀의 바보〉부터 쉬지 않고 무대에 올라 대학로에서 인기를 얻었지만, 드라마나 영화처럼 좀 더 대중적인 매체에서 얼굴을 보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tvN 〈비밀의 숲 2〉에서 박상무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더 글로리〉로 전 세계에 눈도장을 찍으며 첫 번째 전성기를 보내고 있어요.

〈더 글로리〉에서 연기한 하도영 캐릭터는 학교폭력 가해자 박연진(임지연)의 남편이자 재평건설의 대표입니다. 늘 말쑥한 차림과 속을 알 수 없는 무표정을 하고 있죠. 다른 캐릭터도 멋지게 소화하지만, 정성일은 특유의 분위기 덕에 하도영 같은 냉철한 엘리트나 재력가 배역을 맡았을 때 유독 주목 받았습니다.

그런 정성일이 전성기를 맞기까지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해요. 첫 예능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 그는 이 같은 과거를 털어놨는데요. "원래 꿈이 없었고, 먹고 사는 데 급급했다"라며 말문을 연 정성일은 유년기 어머니가 지병으로 긴 시간 먼 곳에서 요양을 하는 바람에 고3이 된 후에야 어머니와 만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아버지는 자유 영혼이라 집에 안 계셨다고 덧붙이면서요. 부모님 없는 집에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계셨는데, 정성일과 두 살 터울의 누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할머니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간병을 했습니다. 당시를 떠올리던 정성일은 끝내 눈물을 보이며 말을 잇지 못했어요.

먹을 것이 없는데 배가 너무 고파 놀이터 바닥에 고인 빗물을 마셨던 경험도 꺼냈습니다. 부모님과도 같았던 누나가 하교하기 전까지 늘 혼자였던 정성일은 모래가 가라앉기까지 기다렸다가 그 물로 배를 채웠습니다. 학교에서 돌아온 누나는 두 살 어린 동생을 살뜰히 챙겼습니다. 정성일은 누나가 자신 앞에서 한 번도 운 적이 없다면서 "누나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당연히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움을 표현했고요.

생계 곤란으로 닥치는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정성일도 그런 누나에게 철없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어요. 겨울에 너무 추워 '동대문에서 점퍼 하나만 사 달라'라고 누나를 졸랐고, 결국 원하던 옷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함께 집에 가는 길에 누나는 "너 연기 언제까지 할 거냐. 동대문 시장 가면 네 또래 사람들이 치열하게 사는데 그 사람들 속에서 옷만 고르는 네가 너무 한심해 보였다"라고 따끔한 한 마디를 했다고 해요. 이에 정성일은 누나한테도 인정받지 못하는 연기를 그만 두려다가, 다시 마음을 고쳐 먹고 누나에게 인정 받기 위해 연기를 계속했습니다. 이런 과거 때문인지, 경험해 보지 못한 '준재벌' 하도영을 연기하기 위해 정성일은 적잖이 자료 조사를 했다고 합니다.

정성일은 MC 유재석과 닮은꼴로도 알려져 있어요. 믿기지 않는다고요? 유재석이 안경을 벗거나, 정성일이 안경을 쓰면 두 사람은 정말 묘한 수준으로 닮았습니다. 이날 방송에서 유재석은 정성일의 등장에 안경을 벗고 맞이하기도 했어요. 이에 조세호는 "〈더 글로리〉를 볼 때 아무리 집중하려고 해도 살짝 살짝 몰입이 깨졌다. 하도영 대표님이 들어오는데 재석이 형이 보였다"라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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