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 [3분 미국주식]

김철오 2023. 2. 2. 17: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3년 2월 2일 마감 뉴욕증시 다시보기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일(현지시간) 수도 워싱턴 DC에서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통해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2021년 하반기부터 세계적인 경기 둔화를 일으킨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조짐이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확인됐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 남은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두어 번(a couple of more)’이라고 말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미국 뉴욕 증권시장의 주요 3대 지수는 인플레이션 탈출의 기대를 발판 삼아 2일(한국시간) 일제히 상승했다.

1.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베이비스텝’을 밟았다. 이제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4.5~4.75%로 상승했다. 앞으로 한 차례라도 금리를 올리면 기준금리의 상단은 5%대로 진입한다.

이미 예상된 연준의 금리 인상률보다 시장의 관심을 모은 건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성명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3개월 물가지표에 나타난 인플레이션의 둔화를 언급하며 “전개가 고무적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하향 곡선이라고 확신하려면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고 말할 수 있겠다. 제품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시행했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을 2021년 11월부터 시작했고, 지난해 3월부터는 기준금리를 올려 고강도 긴축에 나서고 있다. 고물가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이션을 언급했다는 건 긴축 구간의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제품 가격 이외의 서비스업, 주택시장에서 물가 상승 둔화를 입증할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점을 강조하며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6.5%로 집계됐다.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로 정점을 찍고 꾸준하게 하락했다. 하지만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에는 아직 근접하지 못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로 인플레이션을 다시 촉발했던 1970년대를 복기하며 “역사는 너무 이른 통화정책 완화를 경고한다. 우리는 목적을 달성할 때까지 지금의 방향을 유지할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금리 인상 횟수를 “두어 번”이라고 했다.

FOMC 구성원들은 앞서 지난해 12월 정례회의에서 올해 적정 금리 수준으로 5.00~5.25%(중간값 5.1%)를 제시했다. 기준금리를 앞으로 0.5% 포인트 올리면 FOMC에서 판단하는 적정 수준에 도달한다. 파월 의장의 말대로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시행하면, 남은 횟수에서 모두 베이비스텝을 밟을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을 경제적 부담 요인으로 간주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게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이제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물가나 감염병에 대한 파월 의장의 발언이 ‘매파’에서 ‘비둘기파’로 바뀐 연준의 정책 태도를 보여준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의 현지 보고서에 따르면 월스트리트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연준의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의 다소 완화’가 등장했고, 향후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속도’를 ‘정도’로 바꿔 서술한 대목을 통해 비둘기파적 요소로 봤다.

연준의 성명 발표 이후에도 눈치를 보며 하락했던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도중에 환호하며 상승 전환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5%, 나스닥종합지수는 2%,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02%씩 상승 마감했다.

2. ADP 고용보고서

연준은 지난해 내내 고용·물가 지표를 참고해 통화정책을 결정했다. 그중 긴축 완화를 끌어낼 만한 고용 둔화의 조짐이 민간 보고서에서 나왔다. 미국 인력 관리 서비스 기업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utomatic Data Processing·ADP)은 고용보고서를 통해 “1월 민간 부문 고용이 지난해 12월보다 10만6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ADP 고용보고서는 오는 3일 밤 미국 노동부에서 발표되는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실업률보다 먼저 나왔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1월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자 수가 19만명 증가하고, 실업률이 3.6%로 집계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DP에서 집계된 민간 고용은 월스트리트저널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3. 메타플랫폼스 [META]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 추세를 상승 전환한 뉴욕증시는 본장 마감 이후 시간 외 매매에서 SNS와 메타버스 기업 메타플랫폼스의 개선된 실적과 자사주 매입 발표에 다시 한 번 환호했다. 메타는 SNS 플랫폼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운영사다. 2021년까지 빅테크로 분류됐지만 지난해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해 나스닥의 하락장을 주도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메타의 실적에서 조금은 개선 여지가 나타났다. 분기 주당순이익(EPS)에서 1.76달러로 전망치(2.26달러)를 밑돌았지만, 매출은 321억7000만 달러로 미국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모아진 월스트리트 전망치인 315억5000만 달러를 상회했다. 분기 일일 활성 이용자 수는 20억명으로 전망치인 19억9000만명을 웃돌았다.

메타는 이날 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40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도 밝혔다. 이로 인해 메타의 주가는 시간 외 매매에서만 20% 넘게 급등했다. 본장에서 2.79%(4.15달러) 오른 153.12달러로 마감된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20.16%(30.88달러) 치솟은 183.99달러에 도달했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