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위기' LA 흥사단 옛 건물, 보훈처가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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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부동산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직면한 옛 흥사단 본부 건물을 정부가 사들였다.
국가보훈처는 일제강점기 시절 미주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흥사단의 옛 본부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최종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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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독립운동 거점…2025년 광복절 개관
[아시아경제 장희준 기자]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부동산 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직면한 옛 흥사단 본부 건물을 정부가 사들였다. 건물 철거를 막고 독립운동 사적지로서 보존하기 위해서다.
국가보훈처는 일제강점기 시절 미주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흥사단의 옛 본부 건물을 보존하기 위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최종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보훈처가 국외 소재 독립운동 사적지를 보존하기 위해 부동산을 매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흥사단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1913년 5월13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한 단체로, 그해 12월 시카고 지부를 설립하는 등 미주 전역으로 확산했다. 1915년 샌프란시스코에서 LA로 이전한 흥사단은 LA 노스 피게로아 거리 106번지의 2층 목조 건물을 빌려 14년간 사용한 뒤 1929년 이번에 보훈처가 매입한 LA 카탈리나 거리의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노스 피게로아 거리에 있던 건물 터에는 현재 콘도미니엄이 들어선 탓에 옛 자취를 찾아보기 어렵다. 카탈리나 거리의 건물은 당시 유행했던 '공예 양식(Craftsman Style)'을 차용해 지어진 목조 주택으로, 흥사단 본부를 뜻하는 '단소(團所)'라고 불렸다. 또 1932년에는 단원들이 모은 성금으로 소유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단소는 1929~1948년 흥사단 본부로 사용됐으며, 광복 이후 본진이 서울로 이전한 뒤부터 1979년까지 미국 내 한인 교육과 권익 보호 등을 지원하는 장소로 이용됐다. 이후 연로한 단원들은 재정적 어려움으로 1979년 단소를 매각했고, 이후에는 임대주택으로 쓰였다. 최근에는 2020년 현지 부동산 개발회사가 매입, 이듬해 철거 절차가 진행되며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LA 현지 독립운동 관련 단체인 흥사단과 도산 안창호 기념사업회,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등을 주축으로 건물을 지키기 위한 위원회가 구성됐다. 미국의 LA 관리단과 아시아태평양 섬 주민 역사보존협회(APIAHP) 등 단체들도 힘을 보탰고, 단소를 LA 역사·문화기념물로 신청해 건물 철거를 일시적으로나마 보류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건물을 온전히 보전할 방안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난해 5월 부동산 업체가 LA 흥사단 지부에 건물 인수를 제의했고, 보훈처가 나서 업체와 협상을 진행한 끝에 매입에 이른 것이다. 보훈처는 건물 안정화 작업을 거쳐 연내 건축물 정밀 실측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활용 방안이 수립되면 2025년 상반기 광복절에 맞춰 개관할 예정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을 남가주 지역 60만 재외동포뿐만 아니라 현지인도 즐겨 찾는 살아있는 역사·문화·교육기관이자 소통의 장으로 특화할 것"이라며 "미주 지역 독립운동 사적지의 거점 기관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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