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협 대두에 개편나선 美 해병대…방법론에 갑론을박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미군 해병대가 중국의 위협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서자 내부에서 방법론을 둘러싸고 논쟁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BBC 방송이 1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미·일 고위급 회담에서 미군 운용 문제가 주로 논의된 가운데 주력 부대인 해병대 개편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특히 논란이 된 부분은 중국의 잠재적인 위협에 맞서 해병대를 재편하기 위한 '포스 디자인(Force Design) 2030' 계획이다. 데이비드 버거 미 해병대 사령관이 2020년 3월 제시한 이 계획은 미 해병대를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 지역보다는 인도-태평양에서 중국과의 충돌에 대한 대비 태세를 갖추는 것으로 전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지역에서는 각지의 섬들을 오가며 민첩하게 분산 작전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보병 인원을 줄이고 전차도 이용하지 않는다는 구상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보병대를 줄이고 포병대의 4분의 3은 장거리 로켓 시스템으로 대체하고 헬기 편대는 감축하고 탱크는 모두 없앤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드는 158억달러(약 19조4261억원) 규모 예산은 기존 예산을 삭감해 마련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재편이 현실화한다면 기존에 미군이 벌여왔던 대규모 상륙작전은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퇴역 장교들은 "해병대 미래에 재앙"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에 해병대 장교로 참전했던 짐 웹 전 상원의원은 포스 디자인 2030을 두고 "충분히 시험 되지 않았다"며 "본질적으로 결함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부대의 병력 구조와 무기 시스템, 인력 수준을 현격히 줄일 위험이 있고, 대부분의 전투 시나리오에서 지속해서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이뤄질 미 해병대의 광범위한 분산 배치를 위해서는 원활한 군수 조달이 진행돼야 하는데 이 부분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닉 차일즈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해군·해상보안 수석연구원은 "해병대가 더 민첩하고 분산된 방식으로 작전을 수행하려면 새로운 종류의 소형 선박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선박이 필요한 시점에 맞춰 빠르게 건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