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美대사 "한국 국민 불안 알아…확장억제 강화 논의 중"
━
자체 핵 보유엔 또 선 그어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여성기자협회 주최로 열린 '한반도 정세와 한·미 동맹' 포럼에서 "한·미는 올해 보다 활발한 연합훈련 계획을 갖추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가 북한의 도발 직후 회항한 사건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안보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외에 한·미 연합 공군 훈련, 지상 미사일 발사 훈련 등 구체적 조치는 모두 한·미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질의응답 과정에서 '북한이 핵 보유국에 가까워지고 있고 탄도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갖출 경우 전술핵 재배치까지 논의가 확장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래에 대해 가정하거나 추측하고 싶지 않다"며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미 백악관은 지난해 말부터 국내에서 본격화된 자체 핵 보유, 전술핵 재배치 논의에 대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며 '북한 뿐 아니라 한국에도 핵이 들어서선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핵 보유' 여론조사 봤지만…"
골드버그 대사는 이어 "한국 국민들이 핵능력 보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최근 여론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면서도 "여론조사는 어떤 질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많이 좌우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최종현학술원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북핵 위기와 안보상황 인식'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약 76%가 한국의 독자 핵 개발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한 한·미의 공동 대응에 대해선 "과거 내가 대북 제재를 담당할 때는 전통적인 금융 거래에 집중하면 됐는데, 지금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 됐다"며 "한·미 모두 사이버 분야에 훌륭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논의에 진전은 있지만 민감한 내용이라 구체적 방안은 밝히지 않겠다"고 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09~2010년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조정관을 지냈다.
한편 미 백악관이 지난해 12월 위성 사진과 함께 공개한 북한과 러시아의 민간 용병 회사 와그너그룹 간 간 무기 거래 정황에 대해 골드버그 대사는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모든 국제적 협정과 북한 관련 결의안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상당히 심각한 인권 침해 사례들이 발견되고 있는데, 만약 북한이 연루돼 있다면 북한이 자국민에 대한 인권 침해에 더불어 대단히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측이 북·러 간 무기 거래 의혹 뿐 아니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발생한 인권 유린에 대해 북한의 연루 가능성까지 들여다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팹4 한국과 출범시켜"
경제안보 현안과 관련해 골드버그 대사는 "미국은 한·일·대만과 함께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작업반 팹4를 출범시켰다"고 말했다. 팹4는 앞서 지난 11일 외교부의 연두 업무보고에도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작업반 '팹4' 등 새로운 협력을 통해 능동적으로 국익을 추구하겠다" 등 내용으로 포함됐다.
다만 조현동 외교부 1차관은 지난 10일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팹4와 관련해 "아직 예비회담 단계로 한국의 팹4 참여 여부는 본회담 단계에 가면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정부가 팹4 참여를 공식적으로 결정한 적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이미 한국을 팹4의 일원으로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차별적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해서 골드버그 대사는 "IRA로 즉각적인 효과를 보는 한국 기업도 분명 있다"며 "최근 세액 공제를 받는 상용차에 리스 차량을 포함하는 등 앞으로도 세부 시행령을 통해 어떤 추가 지원이 이뤄질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송중기, 200억 이태원 저택서 신접살림…부모 “할말없다” | 중앙일보
- "계약금 지급" 심은하 복귀설…남편 "사실무근, 부인 불쾌해 해" | 중앙일보
- UN 최정원 새 폭로…"그는 불륜남 아니다, 오히려 남편이 폭력" | 중앙일보
- "회사 안온다" 실종 30대 여성...얼어붙은 태안 저수지 물속서 발견 | 중앙일보
- 2m 높이 '돈탑' 쌓은뒤 "다 가져가라"...성과급 110억 쏜 기업 | 중앙일보
- 'JY' '재용님'으로 부르세요…'이재용 회장님' 호칭 안되는 이유 | 중앙일보
- 보일러만 바꿔도 난방비 44만원 아낀다…정부, 52만대 지원 | 중앙일보
- "몰디브·태국·하와이도 제쳤다"…신혼여행 최고 인기 여행지는 | 중앙일보
- 임영웅도 실력 감탄한 그였다...연탄 기부 '조용한 천사' 정체 | 중앙일보
- 고데기로 쥐포 지지고 "한입만"…'더글로리' 희화화 SNL 논란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