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규와 박보경의 불꽃 튀는 부부 연대기

이경진 2023. 2. 1.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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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보통이 아닌, 두 배우가 펼쳐온 부부의 세계.

Q : 오늘 카메라에 담긴 두 배우의 표정과 눈빛으로 작품 한 편이 그려져요

A : 진선규 집에서는 서로 전혀 볼 수 없는 얼굴입니다.

A : 박보경 조명을 비롯한 모든 요소가 도와주니까요(웃음).

A : 진선규 사실 같이 찍은 사진이 폰에도 거의 없거든요. 아이들 사진만 찍기 바빴죠. 함께 화보 촬영을 하니 뭉클합니다. 다음 달에 이사하는데 인화해서 걸어둘 거예요.

Q : 만난 지 햇수로 18년이라죠. 평소 어떤 콤비인지

A : 박보경 재미있게 사는 커플?

A : 진선규 섭리대로 살아온 것 같아요. 꿈을 품은 두 청년이 만나 결혼하고 아이 낳고…. 그런데 평범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어요. 서로 싸워서 집에 들어가기 싫어하거나, 아이 키우는 일을 힘들어하거나, 각자의 할 일을 미루기도 하는… 그런 게 없었어요. 왁자지껄하거나 튀지 않게 살아왔는데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하게 보이지 않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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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보편적 어려움에 대응하는 방식에는 분명 비범한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을 통해 부부의 이야기가 소개됐죠. 방송을 보며 쌀이 똑 떨어진 순간 박보경 배우가 “금목걸이를 팔면 된다”고 덤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얼마나 값진 배포인지 생각했어요

A : 박보경 뭐든 힘듦이 기본값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묵묵히 삶을 지키면서 살아가고 싶었어요. 욕심부리거나 화내는 일이 더 피곤하고 힘들었어요.

A : 진선규 받아들이고 견디다 보면 지나가 있어요. 그렇게 지나온 시간이 우리를 더 좋은 곳에 데려다줬던 것 같아요.

Q : 부부로 호흡을 맞춰오는 동안 원하는 속도나 방식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느낀 때는 없었나요

A : 박보경 10여 년 동안 맞춰왔고, 지금도 맞춰가는 과정인 듯해요. 결혼 1년 차의 남편 진선규와 12~13년 차의 그는 많이 달라요. 마음의 크기나 깊이, 믿음 면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서로 맞춰가려고 노력한 덕분이겠죠.

A : 진선규 10여 년을 알고 지내서 이젠 상대방이 좋지 않은 순간을 딱 알아채요. 함께한 시간이 길다고 모든 면에서 무뎌지기만 하지는 않아요. 쌓인 시간만큼 더 민감해지는 부분도 있어요. 위험 수위란 걸 느끼면 선을 넘지 않기 위해 노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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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오래된 이야기지만 대학시절에 인연이 닿은 선후배라죠. 처음에는 서로 관심이 없었다고요. 같은 극단에서 활동하고 매일 만나면서 가까워졌는데, 상대방을 어떻게 알아봤나요

A : 진선규 굉장히 톡 쏘는 와사비 같은 사람이었어요. 저에게는 없는 매력에 끌렸죠. 우리는 서로 부족한 걸 채워줘요. 부부로 살면서 더욱 그런 면을 느꼈어요. 톡 쏘는 면은 지금도 여전해요.

A : 박보경 제가 장난을 치거나 돌직구를 날릴 때 리액션이 흥미로웠어요. 늘 성실히, 열심히 받아쳐줬죠. 재미있는 선배였어요. 내 유머 코드를 이해하는.

A : 진선규 사실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해하는 척할 때도 있습니다(웃음).

Q : 영화 〈범죄도시〉로 2017년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후, 시상식장에서도 박보경 배우가 톡 쏘는 한 마디를 건넸다죠. “정신 차려.”

A : 박보경 그게 첫 마디였어요. “축하해”가 아니었죠(웃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수상이라 이 사람에게 ‘버퍼링’이 걸린 거예요. 눈은 울고 있는데 입은 웃고 있었어요.

A : 진선규 일할 때나 작품 준비할 때 제가 조금 예민해져 있으면 아내가 툭 말해줘요. 너무 신경 쓰지 마, 할 수 있어, 괜찮아, 대본 외워, 나가서 연습하고 와. 저보다 배포가 큰 사람이에요. 항상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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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긴 세월 서로의 일을 지지해 온 사이입니다. 진선규가 본 배우 박보경의 저력은

A : 진선규 대학교 갓 졸업하고 극단 공연하던 시절 보경이는 저보다 훨씬 더 연기도 잘하고 카리스마가 있었어요. 어쩌다 제가 먼저 대중에게 알려졌지만, 배우 박보경의 저력을 분명히 알고 있어요. 보경이가 배우 활동을 멈추고 육아에 10년 세월을 보냈어요. 그런 시간 끝에 조금씩 경험을 늘려가고 있는데, 지난 10년 동안 응축돼 온 힘이 느껴져요. 저보다 훨씬 더 강렬한 배우가 될 것 같아요.

Q : 〈작은 아씨들〉의 고수임 역은 멋진 시작이었습니다. 부부 모두 이 작품을 통해 고수임이 화제의 인물로 올라설 것이라 예상했나요

A : 박보경 처음에는 가만히 서 있는 비서 역할인 줄 알았어요. 대본상 그렇게 큰 배역은 아니었거든요.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액션 신까지 했죠. 다른 분들에게 누를 끼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했습니다.

A : 진선규 작품이 가진 힘이 있잖아요. 작품 전체의 앙상블이 좋았던 덕분이죠. 우리는 고수임이 그렇게 이슈가 될 줄 몰랐어요. 신기했어요. 아마 〈범죄도시〉 때 보경이의 마음과 〈작은 아씨들〉 때 제 마음이 같았을 거예요. 자랑스럽고 뿌듯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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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진선규 배우는 공백 없이 종횡무진 활약 중입니다. 이 활약이 박보경 배우에게 어떤 에너지를 줬나요

A : 박보경 부양가족이 있지만 진선규라는 배우가 책임감 때문에 일하는 사람으로 살길 바라지 않거든요. 계속 재미있게 하기만 바랐는데, 끊임없이 다른 경험을 선택하는 과정을 곁에서 보며 기뻤어요. 저도 연기를 다시 해보고 싶다고 마음먹었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안 해본 역할에 도전하면 좋겠어요. 나에게 노하우를 알려주고(웃음).

Q : 연기활동을 멈추고 육아에 매진하는 동안 박보경이 배우로서 새롭게 체득한 능력치도 분명 있겠죠

A : 박보경 현대 여성의 삶은 출산 전후로 크게 바뀐다고 생각해요. 엄마의 역할은 과거보다 커지면 커졌지 작아지지 않았으니까요. 어느 순간 깨달았어요. 아이가 열 살이 될 때까지 나도 멈춰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지금의 나는 10년 전의 나와 달라요. 일에 관한 관점이나 마음, 책임감이 훨씬 깊고 진해졌죠. 예전에는 저도 출산이 경력 단절로 이어진다고 생각했어요. 아이가 다 크고 나서 연극 무대에 서볼 수 있으려나 했고, 영화와 드라마 쪽은 꿈도 꾸지 못했죠.

A : 진선규 일을 쉬지 않고 지속한다면 기술적인 부분은 꾸준히 얻을 수 있겠죠. 그런데 쉬지 않고 지속한다고 얻을 수 있는 영역이 아닌 부분도 분명 있어요. 아내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오디션 결과가 좋은 편인데, 마음가짐과 내면의 힘에서 더 돋보인다고 느껴요. 실패해도 자신을 담담하게 돌아보면서 부족한 걸 채우는 지금의 박보경에게선 편안함과 자신감이 느껴져요.

박보경이 입은 포켓 디테일의 재킷과 수트 팬츠는 모두 Tod’s. 싱글 이어링은 Amondz. 진선규가 입은 워크 셔츠와 워크 팬츠 모두 Alexander McQueen. 선글라스는 Giorgio Armani by Essilor Luxottica.

Q : 진선규 배우는 단독 주연을 맡은 영화 〈카운트〉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A : 박보경 남편이 촬영하는 작품은 쉬운 게 없어요. 〈카운트〉도 권투영화이기 때문에 치열하게 촬영했어요. 작품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 아팠던 순간을 옆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죠. 잘됐으면 좋겠어요. 제가 열 번은 보려고요.

Q : 그간 박보경 배우의 드라마틱한 리액션이 있었던 진선규 배우의 출연작은

A : 박보경 역시 〈범죄도시〉죠. 남편의 색다른 모습을 보는 게 좋아서 〈경이로운 소문2〉도 무척 기대됩니다. 판타지를 좋아하거든요.

박보경이 입은 크롭트 재킷과 셔츠는 모두 Alexander McQueen. 진선규가 입은 턱시도 셔츠는 Burberry. 보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각자가 서로의 자랑인 것 같아요. 상대방의 어떤 점을 가장 높이 사나요

A : 진선규 보경이는 정말 부지런해요. 하루 루틴이 꽉 짜여 있고 계획대로 행동하면서 기쁨을 얻죠. 뭔가를 치우고 계획하고 수행하는 능력이 저에게는 지금도 대단해 보여요.

A : 박보경 오빠는 본인이 내뱉은 말은 반드시 지키고 해내요. 뭔가 하나 시작했으면 꾸준히 하길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해요. 존경하면서도 믿는 부분이죠.

Q : 상대방이 꼭 해봤으면 하는 캐릭터나 작품이 있다면

A : 박보경 배우 진선규에게 아주 슬픈 멜로를 해보고 싶다는 꿈이 있다는 걸 알아요. 그런 역할을 꼭 만나길 바라요. 저는 아주 할머니가 됐을 때, 그 나이에만 할 수 있는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레더 셔츠와 레더 팬츠는 모두 Iro. 볼드한 링은 모두 Portrait Report.

Q : 박보경 배우도 차기작을 촬영 중이고, 진선규 배우 역시 〈경이로운 소문2〉와 〈악귀〉 촬영에 임하고 있죠. 각자의 연기활동으로 바쁜 두 사람이 서로의 행보를 응원하는 방식은

A : 박보경 아이들을 함께 돌봐야 하기 때문에 촬영 외에 사적인 스케줄은 거의 잡지 않아요.

A : 진선규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좋아요. 촬영이 없을 때는 집에 있는 게 행복하고 즐거워요. 보경이가 다시 배우활동을 시작했는데, 이 시기 특유의 설렘과 감정을 온전히 느끼면서 행복하게 하길 바라요. 그러다 언젠가 한 번쯤 같은 현장, 같은 작품 속에 담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페이턴트 트렌치코트는 Michael Kors Collection. 사이하이 부츠는 Prada. 이어링과 이어 커프는 모두 Portrait Report.

Q : 둘만의 자유 시간이 주어지면 어떻게 보내는 게 가장 완벽할까요? 둘이 함께 편안해지는 순간이 있다면

A : 박보경 종종 아이들 등원시키고 같이 극장에 가요. 둘 다 보고 싶은 영화는 함께 보거든요.

A : 진선규 영화를 본 다음에는 저녁 식사 메뉴를 정해놓고 뜁니다. 맛있는 음식을 마 음놓고 먹기 위해서(웃음). 둘 다 러닝을 좋아해요. 특별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아니라 그냥 서로 숨소리만 맞춰가며 뛰는데, 그 순간이 엄청 힐링돼요. 적어도 5km는 뛰어요. 한 35분 정도 걸리는 코스예요. 그렇게 함께 살짝 달리고 맛있는 저녁을 먹을 때 가장 행복해요.

레더 블레이저는 Ami. 셔츠는 Burberry. 볼드한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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