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폭 넓히는 김건희…3개월 전 캄보디아 소년과 약속 지켰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기간 심장 질환을 앓던 캄보디아 소년 옥 로타를 만나 김 여사가 했던 약속이다. 31일 김 여사의 약속은 현실이 됐다. 로타는 이날 오후 대통령실을 찾아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만났다. 김 여사와의 첫 만남 이후 도움의 손길이 이어졌고, 로타는 지난달 서울아산병원으로 이송돼 심장 수술을 받고 최근 퇴원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초청해 이뤄진 이날 재회엔 로타를 치료한 의료진과 도움을 준 기업 관계자도 함께했다.
로타는 꽃으로 장식한 엽서에 감사 인사를 적어 윤 대통령 부부에게 전달했다. 윤 대통령은 귀국을 앞둔 로타에게 책가방과 문구류를 선물했다. 심장 질환을 앓아 “축구를 해본 적이 없다”는 로타의 말에 윤 대통령은 즉석에서 축구공을 선물하고, 함께 공놀이도 했다. 김 여사는 “11월 캄보디아에서 로타를 만난 이후 지금까지 일어난 모든 일이 기적과 같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로타와의 만남은 윤 대통령의 일정에 김 여사가 참석하는 것으로 공지됐다. 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김 여사가 처음부터 공들여 준비한 행사”라고 전했다.
이렇듯 김 여사는 연이은 공개 일정으로 보폭을 넓히며 영부인으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로타와의 만남 뒤엔 디자인계 신년 인사회를 찾았다. 윤 대통령이 참석하지 않는 단독 일정이었다. 김 여사는 신년 인사회에서 “순방을 다니다 보니 해외 정상께서 한국 디자인과 문화, 패션을 저에게 여쭤보시고 관심을 가지셨다”며 “디자이너분들께서는 그런 기대 속에 항상 계시다는 걸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이달 초엔 홀로 ‘보수 유세의 심장’이라 불리는 대구 서문 시장을 찾았고, 지난주엔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윤 대통령과의 연애담도 풀어놓았다. 김 여사와 식사를 했던 한 여당 의원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여사의 향후 행보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1일 김 여사의 최근 공개 일정과 관련해 “대통령이 함께하지 못하는 행사에 참석하고 사회적 약자를 격려하고 계시는 것으로 안다”며 “기획자로서 그동안의 여정이 있었기에, 공감대를 더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자연스럽게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언론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광폭 행보’라는 표현엔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과거 영부인들과 지금 김 여사의 행보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사회적 약자를 보듬으며 김 여사의 전문성을 살린 문화계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정부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인 김윤옥 여사도 여당 여성 의원을 초청해 오찬을 갖곤 했다. 영부인과 국회의원 배우자와의 만남도 관례에 가까웠다. 여당의 한 여성 초선 의원은 “김 여사가 평범한 행보를 해도 야당에서 악의적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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