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반토막→지각 출국…KT 강백호 “연봉이 다는 아니다”
동료들보다 이틀 늦게 미국으로 향한 강백호(24·KT 위즈)는 “연봉이 다는 아니다”라는 말로 현재 심경을 대신했다.
순탄치 않았던 연봉 줄다리기를 마친 강백호가 31일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으로 떠났다. 스프링캠프 출국 전까지 연봉 협상을 매듭짓지 못하다가 28일 저녁 극적으로 합의를 본 강백호는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연봉을 잘 조율해서 이렇게 전지훈련에 참가한다고 보면 된다. 구단에서도 많이 배려를 해줬다”면서 “연봉이 다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연봉이 선수의 급을 나누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올해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강백호는 2018년 데뷔 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일찌감치 KT의 중심타자 자리를 꿰차 활약했다. 연봉 상승 곡선도 뚜렷했다. 2018년 신인 기본연봉 2700만 원으로 출발해 매년 1~2억 원씩 인상됐다.
그러나 강백호는 지난해 시련을 겪었다.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발가락을 다쳐 5월까지 자리를 비웠다. 또, 7월에는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시 전력에서 빠졌다. 이는 결국 62경기 타율 0.245 6홈런 29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연결됐다.
시련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올겨울 연봉 협상에서 구단으로부터 상당한 삭감안을 제시받았다. 기존 5억5000만 원에서 47%가 인하된 2억9000만 원. 강백호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버텼지만, 결국 전지훈련 출국을 앞두고 백기를 들었다.
오랜 줄다리기로 미국행이 늦어진 강백호는 “연봉 삭감이 큰 동기부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옅은 미소 뒤에는 결연한 각오가 느껴졌다.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아픔을 겪은 강백호에게 올 시즌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먼저 KT에선 중심타자 경쟁을 다시 벌어야 한다. 또, 국가대표로 나서는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2년 전 도쿄올림픽에서의 아쉬움을 달래야 한다.
강백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사실을 크게 느꼈다. 확실히 아프다 보니까 이전에는 모랐던 부분을 많이 알게 됐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말했다.
이어 “국가대표는 기대가 되지만, 그만큼 무게감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연차도 쌓였는데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덧붙였다.
인천=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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