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동 배후' 지목 브라질 전 대통령...귀국한다더니 美비자 신청
'브라질판 1·6 사태'로 불린 대선 불복 무력시위의 배후로 지목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67) 브라질 전 대통령이 미국 체류 연장을 위해 6개월 방문 비자를 신청했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그의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AG 이미그레이션 그룹은 "최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6개월 상용·관광 비자(B1/B2)를 신청했다"면서 "그는 34년간 공직생활에 헌신했기에 몇 달간 미국에서 쉬며 머리를 식히길 원한다"고 전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7) 현 대통령에게 패한 뒤 임기 종료 직전 고국을 떠나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에 머물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미국에 거주 중인 브라질인의 약 20%가 사는 지역이다.
그가 어떤 비자로 미국에 입국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국가 원수, 고위 관리에 발급하는 공무 수행용 A-1 비자를 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A-1 비자는 '전직' 대통령은 쓸 수 없기 때문에 보우소나루 입장에선 임기 종료 30일 안에 미국을 떠나거나 체류 조건 조정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AP는 보도했다.
앞서 지난 8일 대선 불복 폭동 사태가 벌어진 후 그는 CNN 브라질과 인터뷰에서 "1월 말까지 귀국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말을 바꾼 셈이 됐다. 이번 비자 신청을 통해 그는 미국 체류를 연장하면서 검찰 출석을 미루는 버티기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브라질 검찰은 보우소나루가 대선 과정에서 사법부 부당개입 의혹을 제기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는 등 반민주적 폭동을 부추기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로 그를 수사 대상에 올린 상태다. 일각에서는 그가 법적 처벌을 피하기 위해 미국 망명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영국 BBC는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그의 미국 체류를 문제 삼고 있다"고 전했다. 이달 초 민주당 의원 수십 명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은 민주적 제도에 대한 폭력에 영감을 준 권위주의자(보우소나루)에게 피난처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보우소나루의 변호사인 펠리페 알렉산드르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보우소나루는 폭동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8일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은 지난해 10월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군의 쿠데타를 촉구하며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에 난입해 기물을 부수고 난동을 부렸다. 이 사태는 2021년 1월 6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습격한 '1·6 사태'와 판박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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