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포커스 MLB] 바뀌어야 살아남는 '견제' 전략
배중현 2023. 1. 31. 05:30
MLB 경기 시간 단축 규제 사항
피치 클락에 견제 횟수 제한까지
베이스 사이즈도 커져 도루 중요성
공수 균형을 맞추자는 의도도 담겨
빠른 투구 템포에 견제 동작도 갖춰야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굵직굵직한 룰이 바뀌면서 경기 흐름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NL)에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올 시즌에도 예외는 없다. 여러 변화가 예고됐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규제 사항이다.
우선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5초 이내 투구를 해야 한다.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 이 규정은 과거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새로울 건 아니다. 그런데 견제 횟수에 대한 규제가 더해지면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흔히 '투수가 발을 푼다'라는 동작에 제한이 생긴다. 투수가 타석당 견제 혹은 투수판(pitcher's plate)에서 발을 빼는 횟수가 2번으로 제한된다. 만약 3번째 견제에도 주자가 걸리지 않으면 마치 보크와 같이 주자에게 안전 진루권이 주어진다.
이 규정은 어느 팀이건 '뛰는 야구'를 펼치는 데 신중해지는 걸 요구한다. 물론 수비하는 측도 투수 견제 타이밍과 횟수에 대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포수나 벤치 사인으로 투수가 1루 주자를 견제하는 게 흔한 일이지만 룰의 변화는 견제가 철저한 사인 하에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 견제로 주자를 잡아내는 건 쉽지 않은 기술이기 때문에 견제가 좋은 몇몇 투수를 제외하면 주자가 견제사를 당하면 그 주자의 집중력 등을 문제 삼으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투수도 견제로 주자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보다 리드 폭을 줄이거나 사인 교체, 마운드에서 여유를 찾기 위해 이를 활용하는 모습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았던 요소가 하루아침에 중요해졌다"는 크레익 카운셀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의 말이 와 닿는다.
MLB 투수 코치들은 "주자가 있을 때 투수들이 세트 포지션에서 공을 던지기까지 1.4초가 넘어가면 도루 허용이 급증한다"고 말을 한다. 그래서 이 부분에 약점이 있는 투수들은 투구 인터벌을 조절하며 주자에게 타이밍을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도 피치 클락이 적용되고 견제 횟수까지 제한되니 주자 견제가 더 어려워졌다.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은 지난 시즌 MLB의 도루는 경기당 0.51개, 성공률은 75% 정도였다. 올 시즌 규정이 바뀌고 베이스 사이즈(15인치→18인치)까지 커지면 도루가 경기당 1.1개로 늘고 성공률도 77%까지 오를 거란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다. 결국 도루 수치가 올라가면 팀 득점 상승을 불러일으키고 도루 능력을 갖춘 출루율 높은 선수의 선호도가 향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MLB 사무국의 조치는 공을 쥔 투수들이 허비하는 시간을 줄여 경기 시간을 단축하자는 목적 이외에도 나날이 좋아지는 투수 구위를 타자들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즉 공수 균형을 맞추자는 의도도 담겨 있다. MLB 시즌 평균 타율은 최근 5년 중 4번이나 0.240대에 머물렀다. MLB 평균 타율이 0.240대였던 건 '투고타저'가 극심했던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였다.
이제 인터벌이 유난히 길거나 견제가 느슨한 투수들은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른 투구 템포는 물론이고 견제 제한 속에서 주자들을 긴장시킬 만한 동작도 갖추어야 한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변화는 늘 있었지만, 과연 2023시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피치 클락에 견제 횟수 제한까지
베이스 사이즈도 커져 도루 중요성
공수 균형을 맞추자는 의도도 담겨
빠른 투구 템포에 견제 동작도 갖춰야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굵직굵직한 룰이 바뀌면서 경기 흐름에 크고 작은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내셔널리그(NL)에 지명타자 제도를 도입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올 시즌에도 예외는 없다. 여러 변화가 예고됐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규제 사항이다.
우선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5초 이내 투구를 해야 한다. 주자가 있을 때는 20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 이 규정은 과거부터 존재했기 때문에 새로울 건 아니다. 그런데 견제 횟수에 대한 규제가 더해지면 완전히 다른 의미로 다가올 수 있다. 흔히 '투수가 발을 푼다'라는 동작에 제한이 생긴다. 투수가 타석당 견제 혹은 투수판(pitcher's plate)에서 발을 빼는 횟수가 2번으로 제한된다. 만약 3번째 견제에도 주자가 걸리지 않으면 마치 보크와 같이 주자에게 안전 진루권이 주어진다.
이 규정은 어느 팀이건 '뛰는 야구'를 펼치는 데 신중해지는 걸 요구한다. 물론 수비하는 측도 투수 견제 타이밍과 횟수에 대해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포수나 벤치 사인으로 투수가 1루 주자를 견제하는 게 흔한 일이지만 룰의 변화는 견제가 철저한 사인 하에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 견제로 주자를 잡아내는 건 쉽지 않은 기술이기 때문에 견제가 좋은 몇몇 투수를 제외하면 주자가 견제사를 당하면 그 주자의 집중력 등을 문제 삼으며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투수도 견제로 주자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보다 리드 폭을 줄이거나 사인 교체, 마운드에서 여유를 찾기 위해 이를 활용하는 모습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까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았던 요소가 하루아침에 중요해졌다"는 크레익 카운셀 밀워키 브루어스 감독의 말이 와 닿는다.
MLB 투수 코치들은 "주자가 있을 때 투수들이 세트 포지션에서 공을 던지기까지 1.4초가 넘어가면 도루 허용이 급증한다"고 말을 한다. 그래서 이 부분에 약점이 있는 투수들은 투구 인터벌을 조절하며 주자에게 타이밍을 뺏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도 피치 클락이 적용되고 견제 횟수까지 제한되니 주자 견제가 더 어려워졌다.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은 지난 시즌 MLB의 도루는 경기당 0.51개, 성공률은 75% 정도였다. 올 시즌 규정이 바뀌고 베이스 사이즈(15인치→18인치)까지 커지면 도루가 경기당 1.1개로 늘고 성공률도 77%까지 오를 거란 시뮬레이션 결과가 있다. 결국 도루 수치가 올라가면 팀 득점 상승을 불러일으키고 도루 능력을 갖춘 출루율 높은 선수의 선호도가 향상할 것으로 예상한다.
MLB 사무국의 조치는 공을 쥔 투수들이 허비하는 시간을 줄여 경기 시간을 단축하자는 목적 이외에도 나날이 좋아지는 투수 구위를 타자들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즉 공수 균형을 맞추자는 의도도 담겨 있다. MLB 시즌 평균 타율은 최근 5년 중 4번이나 0.240대에 머물렀다. MLB 평균 타율이 0.240대였던 건 '투고타저'가 극심했던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였다.
이제 인터벌이 유난히 길거나 견제가 느슨한 투수들은 입지가 줄어들 수 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빠른 투구 템포는 물론이고 견제 제한 속에서 주자들을 긴장시킬 만한 동작도 갖추어야 한다.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변화는 늘 있었지만, 과연 2023시즌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정리=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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