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와 핵군축협정 연장 거부 시사… “꼭두각시 주인과 대화 안돼”
러시아가 30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공급하기로 한 것을 거론하며 핵군축협정 연장 거부 가능성을 언급했다. 린 트레이시 신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이날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대화를 강조했으나 쌀쌀한 반응이 돌아왔다.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트레이시 대사는 이날 부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면담하고 신임장을 제출했다.
미국 대사관은 이후 트위터에서 “트레이시 대사는 양국 간 긴장 상황에서도 대화를 유지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며 “러시아에 있는 미국 시민을 보호하고 양국 국민 간 관계를 유지하는 데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반면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리아 노보스티와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공급하기로 한 사실을 거론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또는 ‘꼭두각시(우크라이나)’ 주인들과 대화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이 2026년 기간 만료 후 대체 조약 없이 종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려 한다”며 2026년 뉴스타트 종료 가능성에 대해 “꽤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다.
조약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말 조약 이행을 위한 양자협의위원회(BCC)를 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회의 직전 연기를 통보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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