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와 핵군축협정 연장 거부 시사… “꼭두각시 주인과 대화 안돼”

이해준 2023. 1. 30. 23: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가 30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공급하기로 한 것을 거론하며 핵군축협정 연장 거부 가능성을 언급했다. 린 트레이시 신임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가 이날 공식 업무를 시작하며 대화를 강조했으나 쌀쌀한 반응이 돌아왔다.

린 트레이시 주러 미 대사가 30일 러시아 외교부를 빠져나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리아 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트레이시 대사는 이날 부임 후 첫 공식 일정으로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과 면담하고 신임장을 제출했다.

미국 대사관은 이후 트위터에서 “트레이시 대사는 양국 간 긴장 상황에서도 대화를 유지하는 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며 “러시아에 있는 미국 시민을 보호하고 양국 국민 간 관계를 유지하는 데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반면 랴브코프 차관은 이날 리아 노보스티와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전차를 공급하기로 한 사실을 거론하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또는 ‘꼭두각시(우크라이나)’ 주인들과 대화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난했다.

랴브코프 차관은 미국과의 핵무기 통제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이 2026년 기간 만료 후 대체 조약 없이 종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러시아에 전략적 패배를 가하려 한다”며 2026년 뉴스타트 종료 가능성에 대해 “꽤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체결한 뉴스타트는 양국 핵탄두와 운반체를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고 쌍방 간 핵시설을 주기적으로 사찰하는 것이 골자다.

조약은 한 차례 연장을 거쳐 2026년 2월까지 유효하다. 양국은 지난해 11월 말 조약 이행을 위한 양자협의위원회(BCC)를 열 예정이었으나, 러시아가 회의 직전 연기를 통보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