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발 주자 한국, 우주 산업 육성 전략은? 엔진·GPS 개발 ‘최우선’

2023. 1. 3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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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30년 세계 우주 산업 시장 규모를 약 735조원으로 예측했다. 2023년 현재 한국의 우주 산업 시장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를 2045년 10%까지 끌어 올린다는 야심 찬 계획을 내놨다.

10여년 전만 해도 TV에서 날씨예보를 하면 일본 인공위성이 촬영한 한반도 상공 구름 사진을 걸어놓는 게 다반사였다. 지금은 한국의 천리안 2A 기상 위성이 찍은 사진으로 기상예보를 한다. 한국도 우주 강국 반열에 들어섰다는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이제는 우주 산업의 핵심인 로켓이나 인공위성 등의 기반을 탄탄히 구축하기 위해 국력을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은 이미 우주 대국인 반면 한국은 우주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어 로켓이든 인공위성이든 우주 선진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로켓 제조 기술을 더욱더 강화해야 한다.

2022년 6월 21일 한국 최초의 순국산 로켓 누리호 발사 실험이 성공했다. 2027년까지 4회를 더 발사해 성공하면 1.5t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순국산 누리호 로켓은 기술적 측면에서 완벽하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 약 6t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차세대 대형 로켓은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약 2조130여억원을 투자해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러시아의 1단 로켓 엔진을 빌려와 누리호 발사에 성공했을 때 1단 로켓 추력은 170t이었고, 누리호 로켓은 75t 엔진 4개를 합친 300t의 엔진이었다. 차세대 로켓의 1단 엔진이 500t이니 문자 그대로 초대형 엔진이다.

엔진 개발은 그 어느 나라도 돈을 준다고 해서 도와주지 않는다. 순수하게 한국 엔지니어들이 개발해야 한다. 이를 해내려면 밤낮없이 오로지 엔진 개발에만 몰두해야 한다. 차세대 대형 로켓은 재점화도 할 수 있고 추력도 조절할 수 있으며 재사용 발사체 기반 기술도 확보할 수 있는 그런 로켓이다. 2030년 1차 발사를 목표로 달 궤도 투입 검증 위성을 싣고 발사 실험을 하게 되고 2031년에는 달 착륙선 검증 발사가 계획돼 있다.

무게 6t의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차세대 로켓이 성공적으로 발사돼 기술적으로 검증되면 대한민국은 확실하게 우주 독립국이자 우주 강국 반열에 들어선다. 일본은 연속 4회나 실패해가며 순수 자국산 로켓 H-2를 개발했다. 지금은 고체연료 로켓을 H-2B 로켓 옆에 부착해 국제우주정거장에 무려 16t의 화물을 보내고 있다.

우주 개발의 백미는 추력이 센 국산 로켓을 개발했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대형 로켓 개발에 최소한 10년 이상 매달려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로켓이 성공해야 3.5t 정도 무게를 지닌 기상 위성을 우리 로켓으로 발사할 수 있고 환경 관측 위성도 함께 궤도에 올릴 수 있다.

둘째 위성 제조 기술에서 완벽하게 자립해야 한다. 기상 위성, 미세먼지 관측 환경 위성, GPS(위치 측위 시스템) 위성, 군사용 첩보 위성, 지구 자원 관측 위성, 소형 위성 등 다양한 종류의 위성을 독자 기술로 개발해야 한다. 기상 위성인 천리안 위성이나 아리랑 위성은 한국에서 만든다. 그러나 핵심 부품은 미국이나 프랑스 등에서 수입한다. 결론적으로 위성 제조 기술 자립도는 약 85% 정도로 평가받는다.

특히 GPS 위성은 아직 개발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어느 위성보다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2035년이 운용 목표지만 개발 경험이 없어 2035년은 목표일 뿐, 시간은 더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 안보에서도 GPS 위성은 대단히 중요하다. GPS 위성 개발과 운용에 국력을 모아 계획보다 앞당겨 개발하면 금상첨화다.

GPS 군 위성은 총 8개가 개발, 배치돼 있다. 숫자 8자 모양 형태로 남쪽 멀리는 호주 내륙까지, 북쪽은 북한을 완전히 커버하는 형태로 움직일 것이다. 이 위성들이 배치되면 24개의 미국 GPS 위성과 연동돼 정보 공유를 하게 된다. 북한과 그 이외 나라들도 탐색할 수 있고 한국 미사일이 북한 등 상대방 미사일 기지를 100% 명중률로 파괴할 수 있다.

일본은 준천정 위성이라 해 7개의 GPS 위성을 운용하게 되는데 이와 관련 이미 미일 간 우주 동맹이 맺어져 있다. 군사용 첩보 위성인 아리랑 위성은 4개 위성이 한 조가 돼 비가 오거나 구름이 북한 지역을 많이 뒤덮고 있어도 날씨에 상관없이 북한을 매일 들여다보고 있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해상도가 높아져 북한 지역의 40㎝ 이상 물체를 탐지할 수 있다. 김정은 이동 동선도 탐지 가능하며 한국보다 해상도가 높은 미국의 첩보 위성, 일본의 첩보 위성과도 정보 교류를 할 예정이다.

셋째 소형 위성 산업을 키워야 한다. 일본은 500㎏급 50개 소형 위성을 쏘아 올려 북한의 초음속 미사일과 지그재그로 활공하는 미사일까지 추적할 수 있는 위성 정찰 능력을 첨단화시키는 계획을 확정했다. 3t 넘는 대형 기상 위성도 필요하지만 소형 위성도 못지않게 해상도가 높아지고 있어 소형 위성 시장이 빠른 속도로 형성되고 있다. 위성도 반도체 등 부품이 작아지고 첨단화하면서 소형 위성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한국은 이미 소형 위성을 만들고 있고 말레이시아 등에 수출한 경험도 있다. 소형 위성 산업 육성에 차별성을 갖고 국가가 지원하고 민간 기업도 투자를 한다면 MZ세대가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테다.

넷째 위성 통신 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 SpaceX사는 약 4만여기의 초소형 위성으로 전 지구 인터넷 통신망 구축에 나서고 있는 등 이제 인터넷은 위성 통신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위성 통신 시대가 열리면 핸드폰도 달라져야 한다. 또 위성 통신 서비스 사업도 이뤄져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미국의 GPS 정보는 공짜로 사용하고 있지만 위성 통신은 미국 민간 회사가 주도하기 때문에 서비스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 또한 수백 개에서 수천 개의 군집 소형 위성을 발사해 동남아시아 등 한국 주변 국가에 돈을 받고 서비스료를 벌어들이는 식의 미래 산업 구상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우주 산업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 이미 우주 공간을 활용하는 산업이 발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우주 개발에 뒤늦은 한국은 정부와 민간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시간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들어가야 한다. 우수한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충분한 급여와 연구개발 환경을 정부가 보장해주고 기업은 이들 우주 인재를 채용하는 방식으로 우주 산업 인재 네트워크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23년에 설립되는 우주항공청은 우주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연구개발비 지원은 물론 항공우주연구원이 갖고 있는 기술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세트렉아이 등 민간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줘 상생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우주 산업 규모가 미국을 중심으로 급팽창한 이유가 있다. NASA가 갖고 있는 기술을 민간 기업에 이전해줘 일론 머스크의 SpaceX 같은 기업이 출현한 덕분이다.

일본의 우주개발전략 본부장은 기시다 총리다. 총리가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것이다. 한국도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우주위원장직을 맡았으니 우주 개발에 대한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를 해본다.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4호 (2023.02.01~2023.02.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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