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 얼마나 다급하면…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었겠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례·대장동 비리의 책임자로 자신을 지목한 데 대해 "과연 제 선에서 할 수 있는 일이었는지 나중에 재판을 통해 다 공개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씨는 이날 연합뉴스를 통해 "(이 대표가) 얼마나 다급하며 저러나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전날인 28일 검찰에 낸 진술서에서 위례·대장동 사건 관련성을 부인하며 "유동규가 대장동 일당과 결탁해 비밀정보를 제공했는지 저로서는 알 수 없지만, 유동규가 범죄행위를 저지르며 범죄사실을 시장인 제게 알릴 이유도 없고 제게 알릴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따.
이 대표는 위례신도시 사업과 관련해서도 "유동규가 스스로 저지른 불법행위를 제게 보고한다는 것도 상식 밖"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유씨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 다 얘기했으니 어차피 재판받으면 될 것"이라며 "그건 언론에 할 얘기가 아니고 판사 앞에서 할 얘기"라고 했다.
유씨는 자신이 민간업자들에게 전달한 성남시 내부 정보 등이 당시 시장이던 이 대표의 '지시사항'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유씨는 당시 모든 상황을 이 전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실시간으로 보고했다며 "이 대표가 유동규 바지 시장이었으면 차라리 인정하라. 내가 다 뒤집어 써주겠다"고 했다.
유씨는 이 대표가 진술서에서 천화동인 1호에 숨은 지분(428억원)이 있다는 의혹을 부인한 대목도 비판했다. 이 대표는 "언론 보도 전까지 존재 자체를 몰랐다"며 "천화동인 1호가 제 것이라면 김만배씨가 (배당된) 돈을 함부로 썼겠느냐"고 부인했다.
그러나 유씨는 "내가 이 대표에게 '우리 지분 몇 %다'라고 직접적으로 돈 얘기를 한 적은 없다. 그건 정진상이 이야기하게 둔 것"이라며 이 대표도 지분에 대해 알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만배, 천화동인1호 돈 빌릴 때 정진상 등 동의받아"
이와 관련해 김만배씨가 대장동 개발 사업에 출자한 천화동인 1호에서 돈을 빌려갈 때 정진상 전 실장 등의 동의를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대장동 사건의 한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김만배가 당시 사업비로 들어간 돈을 정진상 등의 동의를 받고 천화동인 1호에서 대여받아 사용했다고 여러 번 말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표가 천화동인 1호 자체는 몰랐을 수도 있다"면서도 "김만배가 유동규, 정진상에게 자신이 가진 민간업자 지분 중 절반을 주겠다고 지속해서 얘기했고, 2021년 초부터는 전달 방법을 구체적으로 논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이재명이 몰랐다는 건 상식적으로 판단해야 하고 이는 본인이 무능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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