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000억원 쏟는 ‘바이오파운드리’ 도대체 뭐길래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1. 2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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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합성생물학연구소장 인터뷰
“세포, 재료 개발하는 역량 제공...코로나 백신 모더나도 여기서 탄생”

정부가 바이오헬스케어를 새 먹거리로 점찍었다. 특히 ‘바이오파운드리’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2028년까지 국가 바이오파운드리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한 예비타당성사업(예타)도 착수됐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신성장 4.0 전략 추진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28년 바이오파운드리 인프라 구축을 위해 2987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파운드리는 위탁 생산을 의미한다. 주로 반도체업계에서 쓰는 용어다. 반도체 산업은 크게 설계 담당 ‘팹리스’와 위탁 생산 담당 ‘파운드리’로 구분된다. 팹리스가 설계도를 맡기면 파운드리는 이에 맞게 생산하는 구조다. 반도체 기업들은 처음에는 설계와 생산을 모두 다뤘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이 커지면서 팹리스와 파운드리로 전문화·분업화했다.

바이오 산업에서도 반도체와 비슷한 양상이 펼쳐졌다. 산업 규모가 커지자 기업들은 기획, 설계, 생산, 판매 모든 부분을 담당할 수 없게 됐다. 이 과정에서 ‘바이오파운드리’라는 개념이 생겼다. 다만 바이오파운드리는 반도체파운드리와 조금 다르다. 위탁 생산과 함께 설계 공정도 맡고 있다.

국내 유일 바이오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서 바이오파운드리를 연구하는 이승구 합성생물학연구소장을 인터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승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합성생물학연구소장.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Q. 반도체파운드리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A. 일단 목적이 다르다. 반도체파운드리 목표는 최종 제품 ‘양산’이지만 바이오파운드리는 우수한 세포나 재료를 ‘개발’하는 역량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Q. 일반 시민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분야다.

A. 사례들을 보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미국 바이오파운드리 기업 아미리스는 효모(yeast)를 발효해 면역을 높이고 피부를 보호하는 기술을 상업화하고 있다. 모더나도 대표적인 사례인데, 대량의 mRNA 제조를 위해 핵산 중합 효소를 바이오파운드리 기업 긴코와 협력했기 때문이다.

Q. 한국은 시장 진입이 다소 늦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A. 다행스러운 점은 바이오파운드리가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파운드리는 대량 생산을 위한 대규모 설비가 핵심이지만, 바이오파운드리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일단 빠른 시일 내 바이오파운드리 기반을 구축하고 제대로 된 전문 인력을 양성하면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Q. 다른 국가들의 상황도 궁금하다.

A. 미국은 지난해 9월 바이든 대통령이 ‘국가 생명공학, 바이오 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종합적인 바이오파운드리 실행 전략을 갖추고 있고 조단위 투자도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 A사를 방문했는데, 미국이 정부 주도로 공공 바이오파운드리 역할을 키우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중국은 이미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의 바이오파운드리를 가동하고 있고, 일본과 프랑스, 호주, 캐나다 등도 국가 주도 바이오파운드리 투자를 결정한 상태다.

Q. 인프라 구축을 위한 예비타당성사업이 착수됐다.

A. 미국과 중국 간 바이오 패권 경쟁에서 핵심 기술로 등장한 게 합성생물학이다. 이를 육성하기 위해 국가 전략으로 나타난 게 바이오파운드리다. 우리 정부가 공공 인프라 구축을 위해 바이오 파운드리 예타 사업을 진행하는 것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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