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유세 돌입 "난 더 화가 나 있다, 내 상대는 없다"

김필규 2023. 1. 29.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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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뉴햄프셔주 살렘에서 열린 공화당 연례행사에서 "솔직히 경쟁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차기 대선 경선에서 승리할 것을 자신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뒤 처음으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2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를 찾아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을 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포문을 열었다. 다른 주보다 당내 경선이 먼저 열리는 두 곳에서부터 대선 행보를 시작한 셈인데, 지난해 11·8 중간선거 직후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두 달여 만이다.

대대적인 출정식 후에도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일부 매체에선 그가 특별한 활동 없이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골프만 즐기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날 뉴햄프셔주 살렘에서 열린 공화당 연례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민주당에선 내가 선거운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예전같지 않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더 화가 나 있으며 어느 때보다 헌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 아들인 헌터 바이든을 둘러싼 의혹과 정부의 불법 이민자 정책 등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특히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를 두고 "미국 역사상 최악의 날"이라고 비판하면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에도 공격 초점을 맞췄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선 "나약하고 무능한 바이든 대통령이 우리를 3차 세계대전 직전까지 이르게 했다"며 "내가 대통령이라면 24시간 안에 평화협정을 맺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지난 대선이 조작됐다는 주장도 여전히 폈다. 그는 대선 직후 다른 나라 정상들이 바이든 당선자에게 축하 전화를 늦게 걸었다며 "그들 역시 (바이든의 당선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이날 행사들은 형식 면에선 과거의 선거운동과 차이가 있었다. 지역 공항에 수천 명의 열성 지지자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전용기를 배경으로 마치 팬 미팅 같은 유세를 펼쳤던 것과 달리 이날 행사는 실내 공간에 200명 정도만 불러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진행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집회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도 나란히 연단에 설 기회를 가졌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선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중도층의 반감을 줄이기 위해 첫 선거운동은 전통적인 방식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솔직히 경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훨씬 앞서고 있다"며 당내 경선에서의 승리를 자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이후 공화당 부진 이유로 자신을 겨냥한 책임론이 휩싸이면서 정치적으로 수세에 몰렸지만, 최근 다시 공화당 내 영향력을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적어도 여론조사 상으로는 공화당 내 차기 주자로서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15일 공화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지율 48%를 기록해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31%)를 상당한 격차로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추격이 만만치 않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출마를 본격 선언하고, 여기에 선거 전 자서전 출판 등으로 몸풀기에 들어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마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니키 헤일리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 등이 대선 도전에 가세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수백 건의 정부 기밀문서를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점, 지난 대선 결과를 뒤집기 위해 의회 폭동을 배후 조종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점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겐 차기 대선 전에 넘어야 할 산이다.

이 때문에 이날 행사에 참석한 공화당 인사들 사이에선 "대선 경선이 아직 1년 이상 남은 시점에서 지지 후보를 밝히기보다는 누가 최종 대선 레이스에서 앞장설지 지켜보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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