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이사회서 회장 거취 논할 듯

정대균 2023. 1. 2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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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월 31일 개최 이사회서 격론 예상
작년 8월 AGLF 시몬느 대회가 사태 발단
방송 중계권 계약 과정서 수수방관도 사유
지난 8월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렸던 AGLF대회 시몬느 아시아퍼시픽컵 시상식에서 김정태 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AGLF

오는 1월31일 개최 예정인 KLPGA 이사회에서 김정태 회장의 진퇴를 놓고 날선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이 KLPGA의 발전 보다는 협회에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고 있다는 회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기류는 지난 16일 있었던 이사 간담회에서 감지됐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협회 K모 이사는 “논란이 커지고 있는 김 회장의 협회 운영 방식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었다”면서 “이사회에서는 회원들의 불만을 토대로 김 회장의 그간 활동과 성과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회장에 대한 불만과 불신은 그가 KLPGA와 AGLF(Asia Golf Leaders Forum) 회장직을 겸하면서 벌어진 일련의 일들이 발단이 됐다. 김 회장은 2021년 3월 제14대 KLPGA 회장에 취임하기 1년전인 2020년에 아시아 골프 발전에 기여한다는 취지의 AGLF를 창설, 회장직을 맡았다.

김 회장은 KLPGA 회장 취임사에서 “KLPGA ‘비전 2028’에 공감하고 최전선에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면서 “2028년에 세계 넘버원 투어가 되도록 역량을 쏟아 붓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지금껏 보여준 김 회장의 행보가 취임사와는 완전 배치된다는 게 회원들의 주장이다.

K이사는 “작년에 AGLF 자회사 아시아퍼시픽골프플랫폼(APGP)이 설립되면서 회원들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 시작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PGP는 KLPGA투어를 관장하는 KLPGA의 자회사 KLPGT와 같은 성격이다.

그리고 그 의심이 확신이 된 사건은 지난 해 8월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렸던 AGLF 첫 대회 ‘시몬느 아시아 퍼시픽컵’이다. 국가대항전 성격으로 치러진 그 대회는 KLPGA투어 특급 대회인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과 일정이 겹친데다 그 다음주가 메이저대회인 한화클래식이 열리므로써 KLPGA투어 선수들은 일정상 출전이 불가능했다. 대신 김 회장이 회장으로 있었던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을 받는 LPGA투어 소속 선수들이 국가 대표로 출전했다.

K모 이사는 “AGLF 대회는 KLPGA의 일정과 겹치지 않게 가급적 비시즌에 해외에서 개최한다는 게 AGLF의 당초 약속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면서 “KLPGA 수장이 협회 주관 대회에 대한 관심도를 분산시키는 행동을 한다는 것은 KLPGA 브랜드 가치를 심각히 훼손시키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회원들의 불만이 거센 것은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라고 했다.

당시 김 회장은 자카르타 현지에 머물면서 시몬느 대회의 흥행을 위해 진두지휘를 했다. AGLF 대회의 방송 중계권을 별도로 판매하겠다는 김 회장의 복안도 비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KLPGA 선수 중심으로 치러지는 대회의 방송 중계권은 KLPGA가 가져야 하는데 AGLF가 갖는 것은 KLPGA에 대한 명백한 권리 침해라는게 이사들의 주장이다. 참고로 작년 자카르타 대회는 JTBC골프가 중계했다.

이런 이유로 김정태 회장이 KLPGA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KLPGA투어 대회를 AGLF 대회에 편입시키거나 방송 중계권을 독단적으로 좌지우지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많은 회원들의 생각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실제로 2021년에 창설된 KLPGA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가 뉴질랜드에서 AGLF 대회로 치러질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김정태회장. KLPGA

김 회장이 방송 중계권 계약과 관련해 협회가 곤경에 처했을 때 수수방관한 것도 그의 불신임을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주관 방송사 계약에서 SBS골프에 밀려 탈락한 JTBC골프는 KLPGA를 상대로 효력정지가처분, 임시지위보전 및 입찰절차중지 가처분, 계약체결절차중지 가처분, 우선협상대상자선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이사 C모씨는 김 회장이 지금껏 해왔던 것처럼 AGLF 회장직에 전념하기 위해선 KLPGA 회장직을 유지하는 걸 현 시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는 게 이사들의 중론이라고 전했다.

그는 “김 회장이 AGLF 발전을 위해 KLPGA의 회장직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에서 벗어나려면 현 시점에서 KLPGA 회장과 AGLF 회장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면서 “AGLF 설립 취지에 공감하지 않은 KLPGA 이사들은 없다. 그렇다고 그것을 위해 KLPGA 권익을 희생시켜서는 안된다”고 볼멘 소리를 했다.

KLPGA는 회원이 협회의 품위를 심하게 실추시키거나 파렴치한 행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 상벌 위원회를 거쳐 사안의 경중에 따라 경고, 벌칙금, 출장정지, 자격정지, 제명 등의 징계를 한다.

하지만 회장이 협회 발전 보다는 협회에 피해를 끼치는 행위를 할 경우에 대한 징계 규정은 없다. 대신 그 사안이 중차대한 경우 탄핵을 논할 수는 있다. 따라서 이번 이사회에서 어떤 결론이 도출될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현 집행부인 KLPGT 강춘자 대표, 김순미 수석부회장, 이영미 부회장 등도 현 사태에 대한 입장 표명이 불가피할 듯 하다.

정대균 골프선임기자 golf56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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