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핵미사일 부대 장교 9명 혈액암 진단…"ICBM 옆에서 업무"
미국의 핵미사일을 보관하고 있는 공군부대의 장교 9명이 혈액암 진단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군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AP통신이 입수해 27일(현지시간) 공개한 미 우주군 보고서에 따르면 암 진단을 받은 장교 9명은 25년 전 몬태나주 맘스트롬 공군기지에 배치돼 근무했다.
이 기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 150기가 저장된 곳으로, 이들 장교는 미사일 저장고 옆 지하 벙커에서 며칠씩 머물면서 명령이 떨어지면 미사일 발사 키를 돌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업무를 했다.
이들 9명은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잇달아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 림프종 발병 진단을 받았다.
우주군은 이들 중 4명을 포함해 미사일 부대원 출신 455명이 현재 우주군 장교로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우주군 보고서를 작성한 대니얼 세베크 중령은 "해당 장교들의 미사일 부대 복무와 암 발병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사일 부대원들은 작업 환경에서 화학물질과 석면, 납, 기타 유해 물질에 노출돼 위험성을 항상 우려해 왔다"며 이들의 건강 상태를 지속해서 추적·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군 대변인은 AP에 보낸 성명에서 "군 지도부는 맘스트롬 공군기지 미사일 부대원들의 암 발병에 관해 제기된 우려를 알고 있다"며 "우리의 의료 전문가들은 관련 정보를 더 수집하고 해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공군 글로벌 타격 사령부의 토머스 부시에 사령관은 "보고된 암에 대한 공식적인 조사와 평가를 공군 항공우주의료원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업을 하는 동안 전·현직 대원들과 그 가족들은 우리 의료 담당자에게 상담해 달라"고 말했다.
비호지킨 림프종은 림프계를 통해 전파되는 혈액암으로, 미국암협회에 따르면 미국 인구 10만 명당 19명꼴로 발병한다.
AP에 따르면, 맘스트롬 공군기지의 주둔 병력은 약 3300명이며, 이 가운데 400명이 미사일 업무나 관련 지원 업무를 맡는다. 이 기지 내 암 발병률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다는 지적이다.
미군의 미니트맨Ⅲ 400기는 맘스트롬 공군기지를 비롯해 노스다코타주의 미노트 공군기지와 와이오밍주의 F.E.워런 공군기지 등 3곳에 분산 배치돼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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