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방한 앞두고…中군용기 2대, KADIZ 진입
중국 군용기가 지난 26일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KADIZ)에 진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방한 일정 공식 발표 하루 전 이뤄진 점에서 주목된다.
27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전날(26일) 중국 군용기 두 대가 이어도 남서쪽 차디즈(CADIZ)와 카디즈가 겹치는 중첩 구역에 진입해 비행한 뒤 이탈했다.
2대 중 1대는 오후 3시께 다시 KADIZ로 진입해 약 30분간 머물렀다. 모두 영공 침범은 없었다. 해당 공역은 KADIZ와 중국 방공식별구역(CADIZ)이 중첩되는 곳이다. 군은 정상적 전술 조치에 나섰으며 F-15K 전투기 등이 출동 대비태세를 갖추고 우발 상황에 대비했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카디즈 진입 이전부터 F-15K 등 전투기를 투입해 전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방공식별구역은 자국 영공으로 접근하는 군용 항공기를 조기에 식별해 대응하기 위해 설정하는 임의의 선으로, 개별국가의 영토와 영해의 상공으로 구성되는 영공과는 다른 개념이다.
중국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은 그간 논의되던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의 방한 일정이 이날 공식 발표되기 하루 전 이뤄졌다.
이에 미중 글로벌 전략 경쟁 구도 속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벌인 러시아와 규합한 중국이 미국 국방 수장의 역내 방문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대미 견제 노선을 명확히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오스틴 장관은 30일 전용기를 타고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를 통해 방한할 예정이다. 이어 31일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한미 국방회담을 개최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회담에서 “대북정책 공조, 미국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등 다양한 동맹 현안들이 논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방한에서 내달 진행될 예정인 한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에 대한 준비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인 한반도 위기 상황을 가정하던 과거 DSC TTX와 달리 이번에는 북한의 핵 선제 사용 시나리오를 토대로 대응 방안을 강구한다는 게 한미 양국의 목표로,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겠다는 맥락이다.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방안도 회담 의제로 꼽힌다. 한미일 3국간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 강화 방안도 논의될 수 있다.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방한 시 의제를 묻는 말에 “오스틴 장관이 역내 (방위에 대한) 공약을 강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미는 이번 오스틴 장관의 방한 계기를 시작으로 올해 국방장관회담을 세 차례 개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국방장관은 6월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와 11월 서울 한미안보협의회(SCM) 계기에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스틴 장관의 방한은 2021년 12월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 참석차 방한한 이후 1년여만이다. 그는 당시 핵전쟁 지휘시설을 갖춘 미 국방장관 전용기 겸 공중지휘통제기인 E-4B 나이트워치를 타고 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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