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털었던"... 그 검사 5명이 지금 하는 일

이정환 2023. 1. 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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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검사] 그중 2명은 '윤석열 사단'... 이재명 성남FC 의혹 수사 총지휘도

[이정환 기자]

[이슈] 2023-01-25 나경원 당대표 선거 불출마 선언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5일 전격적으로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보도에 따르면 나 전 원내대표는 "다른 후보·세력의 요구나 압박을 받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 초기 인사 검증에서 대두된 의혹들이 이같은 결정의 원인이 아니냐는 해석도 대두됐다. 이에 대해 나 전 원내대표를 도왔던 박종희 전 의원은 이날 다음과 같이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이 야당 원내대표를 할 때 패스트트랙 (재판) 등을 하면서 얼마나 (검찰에서) 털었겠냐만, 떳떳하다." (1월 25일자 연합뉴스)
 
 2019년 4월 29일 오후 선거제도 개혁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한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전체회의장 앞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선거제도 개혁법안 패스트트랙에 지정에 항의하며 바닥에 드러누워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검사] 조광현·조상원·성상현·이만흠 검사, 이병석 전 검사(현 변호사)

그동안 알려진 바를 종합하면 "나경원 전 원내대표를 털었던" 검사(부장검사)는 5명이다. 

먼저, 패스트트랙 사건은 2019년 4월 검경수사권 조정·공수처·선거법안 등의 신속처리안건 상정을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이 막는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다. 이 사건을 수사한 부서는 서울남부지검 공공수사부와 형사6부였다. 2020년 1월 나 전 원내대표와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여야 국회의원 28명을 특수공무집행 방해 및 국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했다. 아직 재판이 진행중이다.

당시 수사는 공공수사부가 주도하면서 형사6부 소속 검사들이 수사팀에 합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광환 현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장이 공공수사부장이었다. 조상원 현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가 형사6부장이었다.

2019년 9월, 그러니까 검찰로서는 자신들의 '명운'과 직결된 패스트트랙 전쟁 발발 5개월 후, 민생경제연구소와 국제법률전문가협회 등 시민단체가 나 전 의원을 자녀 부정 입학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나 전 원내대표가 회장을 역임했던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관련 비리·부정채용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의뢰했다. 그 해 11월 8일, 고발 후 54일만에 처음으로 고발인 조사가 진행됐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검찰이 마지못해 수사에 착수한 느낌이 든다"고 강조했다. 수사를 맡은 곳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였다. 성상헌 현 서울중앙지검 1차장이 형사1부장이었다.

당시 민생경제연구소 등이 고발한 사건은 14건에 이르렀다. 이들은 나 전 원내대표의 딸이 성신여대에 입학한 과정,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이사로 선정된 과정 등에서 부정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들과 관련해서도 미국 예일대 입시에 활용된 연구발표문 제4저자 등재, 서울대 의대 포스터(약식논문) 제1저자 등재 과정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 사건은 고발 1년만인 2020년 9월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로 재배당되는데, 그 후 3개월만에 13건이 무더기로 증거불충분 또는 공소시효 만료로 인한 공소권 없음 등을 이유로 불기소 종결된다. 당시 부장검사는 이병석 현 법무법인 해법 변호사다. 

나머지 1건은 나 전 원내대표 아들의 예일대 입시 관련 제4저자 등재 의혹이다. '시한부 기소중지', 예일대에서 답변이 올 때까지 처분을 미룬다는 것이었다. 이 건 역시 작년 6월 불기소 처분이 났다. 검찰은 관련 학회에 질의서를 보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이런 이유 등을 근거로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부장검사는 이만흠 현 부산지검 인권보호부장이다.

[특이사항] 서울중앙지검 2인자 성상헌... 수원지검 성남지청 2인자 조상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한 지난 1월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 모습.
ⓒ 사진공동취재단
이들 전·현직 검사 다섯 명 중 세 명은 2022년 6월 법무부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통해 주요 요직에 발탁된 경우다.

춘천지검 형사1부장으로 있던 조광환 검사(사법연수원 32기)는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검 중요범죄조사부는 이른바 '형제의 난'과 관련하여 효성그룹 일가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을 강요 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부사장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의 횡령·배임 의혹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기겠다고 협박한 혐의로 조 회장에게 앞서 고소된 상태였다. 

서울동부지검 차장으로 재직중이던 성상헌 검사(사법연수원 30기)가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발탁된 시기 역시 2022년 6월이다. 1차장은 서울중앙지검 2인자로 꼽히는 자리다. 차기 검사장 승진 1순위 자리로도 알려져 있다. 성 검사는 윤석열 사단의 '믿을 맨'으로 통한다. 그는 서울동부지검 차장으로 재직 당시 '산업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그는 전국 수석 부장검사인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이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 1차장으로, 당시 윤 대통령에게 이뤄진 감찰과 징계 관련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에 대한 수사를 이끌고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성남FC 후원 의혹 수사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곳이다. 앞서 금융부실책임조사본부 파견 상태였던 조상원 검사(사법연수원 32기)도 2022년 6월 법무부 인사를 통해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으로 발령났다. 조 검사 역시 윤석열 사단으로 알려진 경우다. 그는 특수통으로 윤 대통령과 함께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일했다. 지난 12월 더불어민주당 검찰독재탄압대책위가 만든 이 대표 관련 수사 웹자보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기도 했다.

조 검사의 이름은 '라임자산운용 사태' 관련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2020년 10월에도 여러 차례 거론됐다. 추 장관이 밝혔던 이유는, 라임 사건 로비 대상 수사가 여권 인사와는 달리 검사 출신 여권 정치인에 대해서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이었다. 조 검사는 당시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 부장검사로 그 해 2월부터 라임 사건 수사를 지휘하다 9월에 서울중앙지검 형사12부로 자리를 옮기게 되는데, 당시 이뤄진 인사에 추 전 장관의 이같은 판단이 반영됐던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당시 검찰총장)은 조 검사의 보직 변경에 반대했다고 한다.

추 전 장관이 지목했던 검사 출신 여권 정치인은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전 국민의힘 충북도당위원장)이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부서 수장이 바뀐지 석 달여 만에 윤 전 고검장을 라임펀드 재판매 관련 은행장에게 청탁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한다. 당시 수사를 이끌었던 김락현 부장검사(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가 검찰을 떠난 시기 또한 2022년 6월이다. 

한편 윤 전 고검장은 2021년 5월 1심 공판에서 징역 3년과 추징금 2억20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같은 해 12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현재 정계 복귀를 모색 중인 그의 이름은 최근 공개된 정영학 대장동 녹취록을 통해 김만배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다시 관심을 받기도 했다. 그는 앞서 <뉴스타파>를 통해 "김만배씨를 알지만, 성남지청장 재직 당시에는 만난 적이 없다"며 청탁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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