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 시험도 합격한 AI 챗봇, 과학계선 "논문 저자 인정 못해"
고도로 정교해진 AI(인공지능) 대화 로봇 ‘챗GPT’가 미국 로스쿨 시험에도 합격하는 등 뛰어난 성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과학계선 챗GPT를 이용한 논문 저술에 반대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주요 과학 저널에선 챗GPT에 오류가 있어 연구가 조작될 수 있다며 이를 이용해 논문을 작성하거나 공동 저자로 올리는 것을 금지하기로 했다. 사이언스의 홀든 소프 편집장은 “과학 저널에 논문을 등재할 때 저자들이 자신의 논문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서명을 해야 하는데, 챗GPT는 서명할 수 없기에 저자가 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챗GPT는 많은 오류를 범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연구하면 적절한 결과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챗GPT를 어떻게 이용했는지 상세하게 공개한다면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다. 네이처의 막달레나 스키퍼 편집장은 “공동 저자 등재는 반대하지만, 챗GPT를 이용해 언어를 유창하게 다듬으면 비원어민들에겐 유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즉, 데이터 해석이나 과학적 결론 도출 등 논문 작성에 필요한 핵심 작업에선 챗GPT를 쓸 수 없고, 논문 가독성 등을 위한 보조 작업에서만 허용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11월 말 미국에서 공개된 챗GPT는 질문을 받으면 인간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대화형 답변을 고도의 숙련도로 내놔 주목 받았다. 출시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을 넘기고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 용어사전 > 챗GPT(CHATGPT)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샘 알트만 Y콤비네이터 전 회장이 공동 설립한 비영리 회사 오픈AI에서 개발해 지난해 11월30일 무료 공개한 대화형 AI 모델. 1750억개 이상의 매개 변수를 가진 초거대 언어 처리 모델인 GPT3.5를 이용자가 사용하기 쉽게 챗봇 형태로 만든 것.
」
교육계에선 작문 형태인 과제와 시험, 논문 작성 등에서 높은 성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국 로스쿨과 경영전문대학원(MBA) 시험에서 잇따라 합격해 더욱 화제가 됐다. 26일 CNN에 따르면 챗GPT는 최근 미네소타대 로스쿨 교수진이 4개 과목의 졸업시험을 블라인드 채점한 결과 평균 C+의 학점으로 모든 과목에서 합격했다. 명문 MBA인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도 챗GPT가 필수과목 기말시험을 치른 결과 B 또는 B- 학점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언론계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영국의 프리랜서 기자 헨리 윌리엄스는 챗GPT를 이용해 가디언에 게재하는 기사를 30초 만에 작성했다. 윌리엄스는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긴 했지만 핵심 주제, 문법 등이 모두 정확했다”면서 “AI가 내 일을 대신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어 무서웠다”고 했다.

챗GPT 활용이 높아질수록 교육계에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챗GPT를 악용해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학생들이 늘면서 최근 미국 뉴욕, 시애틀 등의 일부 공립학교에선 아예 사용이 금지됐다. 호주 일부 대학에서는 챗GPT 사용을 막기 위해 시험을 치를 때 감독관 참관 하에 직접 종이에 답을 작성하는 예전의 방식으로 돌아갔다.
챗GPT를 무조건 막기 보다는 올바른 사용을 하도록 돕는 게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26일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와튼스쿨의 이선 몰릭 교수가 올해 강의계획서에 처음으로 AI 정책을 도입해 학생들에게 챗GPT 사용을 의무화했다. 단, AI를 언제 어떻게 사용했는지 인정하고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몰릭 교수는 “챗GPT로 무엇을 했는지, 답을 얻으려고 어떤 대화를 했는지 말해야 한다”면서 “내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정직”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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