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량 부족인가 과도기인가... 대작 게임 개발 암초 부딪힌 K게임
크래프톤은 신작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내놨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당초 칼리스토 프로토콜은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관심도가 높았다. SF 호러 장르에서 이름을 날린 스타 개발자 글렌 스코필드가 직접 만든 게임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게임 출시 이후 기대감은 혹평으로 바뀌었다. 다른 게임과 비슷한 배경 이야기, 단조로운 전투 장면, 부족한 최적화 문제로 인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매출 순위권에서도 이름이 사라졌다. 기대작이 실패하면서 게임 공개 전 20만원을 넘어섰던 크래프톤 주가는 다시 10만원대로 주저앉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스타 제작자에게 전권을 주고 개발한 대형 게임 신작이 이렇게 실패할 줄은 몰랐다. 투자자들도 당혹스러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액션스퀘어가 개발 중인 ‘킹덤: 왕가의 피’는 미리보기 영상 공개 이후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상에서 공개된 캐릭터의 움직임, 각종 시스템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액션스퀘어 회사 규모를 생각하면 ‘킹덤: 왕가의 피’는 상당히 잘 만든 게임이다. 다만 기존 게임 이용자 기대가 매우 높았던 탓에 실망하는 반응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작 신작이 연일 좋지 못한 반응을 얻으면서, 현재 국내 게임사들이 개발 중인 다른 신작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TL’,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등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비슷한 게임만 만들다 보니 제작 역량이 전체적으로 떨어진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대형 게임은 일본에, 모바일 게임은 중국에 밀려 K게임 자체가 경쟁력이 사라지고 있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게임업계와 증권가는 우려가 ‘과하다’고 판단한다. 시장의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는 과도기에 일어나는 혼란일 뿐이라는 것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일부 사례만 가지고 게임업계 전체가 망가지고 있다는 식의 표현은 곤란하다. 넥슨처럼 연타석 흥행에 성공한 곳도 있지 않나. 바뀐 시장 트렌드에 적응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 국내 게임업계의 경쟁력도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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