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교감·교장·교육장, 연이어 '윤석열 훈장'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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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는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면서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정부, 약자와 소외된 이들을 보듬지 못하고 무한 경쟁교육을 추구하는 지금 정부에서 주는 훈장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1985년부터 사립과 공립고교에서 국어교사로 38년간 일해 오다 오는 2월말 정년퇴직을 앞둔 A교사(62). 그는 지난해 10월, 교육청에 위와 같은 글귀가 적힌 A4 용지 2장짜리 훈장 포기서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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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혁 기자]
▲ 한 공립 고교 교사가 올해 2월 훈장을 거부하기 위해 시도교육청에 낸 '훈장 포기서'. |
ⓒ 제보자 |
"말로는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면서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정부, 약자와 소외된 이들을 보듬지 못하고 무한 경쟁교육을 추구하는 지금 정부에서 주는 훈장을 단호히 거부합니다."
1985년부터 사립과 공립고교에서 국어교사로 38년간 일해 오다 오는 2월말 정년퇴직을 앞둔 A교사(62). 그는 지난해 10월, 교육청에 위와 같은 글귀가 적힌 A4 용지 2장짜리 훈장 포기서를 보냈다.
"아이들 무한경쟁교육 내모는 정부 훈장을 내가 어떻게..."
A교사는 <오마이뉴스>에 "교육은 아이들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듬고 가야하는데 윤석열 정부가 귀족학교인 자사고(자율형사립고)를 늘리고 무한 경쟁교육으로 내몰려고 하는데, 어떻게 훈장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교육 교사들은 오히려 징계를 받고 훈장과 포상 명단에서 제외된 현실 속에서, 거기 속하지 않은 내가 떳떳하게 훈장을 받기에는 부끄럽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26일 확인 결과, 올해 2월 퇴직을 앞둔 일부 유초중고 교사·교감·교장은 물론 교육장까지 윤석열 대통령이 주는 훈장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훈장 포기자는 문재인, 박근혜 정부 때도 다 있었지만, 현 정부 들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는 공직에 근무하다 퇴직하는 근무기간 33년~40년 이상에 해당하는 교육공무원을 4개 등급으로 나눠 옥조근정훈장(5등급), 녹조근정훈장(4등급), 홍조근정훈장(3등급), 황조근정훈장(2등급)을 수여해왔다. 올해 수여될 근정훈장엔 '대통령 윤석열'이란 수여자 이름 밑에 '국무총리 한덕수',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이란 이름이 병기된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20일자 기사 <[단독] "적반하장 대통령 부끄럽다"... 현직 교장, 훈장 거부>(https://omn.kr/22fur)에서 "올해 2월말 퇴직 예정인 한 공립중학교 교장이 윤석열 대통령 이름이 박힌 녹조근정훈장 증서 수령을 거부했다"면서 "'사사건건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이는 대통령의 이름이 적힌 훈장증을 받는 상황이 부끄럽다'는 이유에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보도 뒤 확인해보니, 경기도에 있는 B공립중에서는 교사와 교감 등 모두 2명이 올해 2월말 정년퇴직하는데, 이들 모두 훈장을 거부하기로 했다.
이 중학교 C교감(62)은 "교육청에 내야 하는 훈장 포기서에는 그냥 평범하게 썼지만, 속마음은 지금 교육상황과 나라 돌아가는 상황에 화도 나고 부끄러워서 훈장을 포기한 것"이라면서 "내가 교직 말년에 학생인권과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남은 힘을 썼는데, 이런 걸 호시탐탐 후퇴시키려는 정부가 주는 훈장을 받는 것은 나 자신한테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교육이 인재 공급처라니...", "정부훈장 받으면, 나 자신에게 부끄러워",
한 시도교육청 소속 지역 교육지원청의 교육장도 훈장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D교육장(62, 장학관)은 '훈장 포기 이유'에 대해 "훈장 포기서에 적은대로 '내 자신이 공적이 별로 없어 자격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서도 "교육을 산업인재 공급처로 생각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주는 훈장이란 점도 거부 이유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100년을 내다보는 교육정책이 되어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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