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땅에 보일러 깔겠다는 남편의 도전에 쏟아진 댓글

이효진 2023. 1. 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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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천만 원짜리 땅을 구입해 나만의 캠핑장을 만들겠다고 무모한 도전을 해나가는 남편 역시 그렇다.

  '맨땅이라 100% 실패하겠지만, 또 방법을 찾고 해보고 또 보완하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시고 결국은 성공하겠죠.' 성공을 향한 과정임을 이야기해주었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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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이효진 기자]

겨울 날씨가 심상치 않다. 추워도 너무 춥다. 이렇게 날씨가 추우면 무엇보다 난방비가 걱정이다. 추위를 이기는 시민들의 자세. 저마다 난방비를 아껴보겠노라고 각자만의 짠테크 겨울나기를 이어가고 있다.

'방 안에 있어도 발이 시려요', '추워서 환기도 못 시키겠다', '수면양말 신고 집콕하고 있어요.' 수면 양말 신기, 내복 착용은 필수, 집안 어디선가 숭숭 들어오는 바람을 막는다고 일명 '뽁뽁이'라 불리는 에어캡을 구입해 창문과 문 틈에 붙여주며 겨울을 버텨보겠다는 이들의 이야기도 들려온다. 뭐니 뭐니해도 밖으로 나돌지 않는 게 가장 따뜻하다며 집콕모드를 유지하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가하면 이 겨울을 즐기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 캠퍼들을 빼놓을 수 없다. 따뜻한 장작 난로에 앉아서 맛있는 요리를 해 먹는 재미, 이때가 아니면 언제 캠핑을 즐기냐는 것이다. '화목난로', '폭설에도 끄떡없는 텐트', 이외에도 캠핑용 난방기구에 대한 관심들이 그 어느 때보다 늘고 있다.

천만 원짜리 땅을 구입해 나만의 캠핑장을 만들겠다고 무모한 도전을 해나가는 남편 역시 그렇다. 겨울캠핑을 위해 텐트며, 화목난로 등을 구입하더니 어느날은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맨땅에 보일러를 까는 거야. 어차피 내 땅에서 즐기는 캠핑, 보일러 깔면 따뜻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고." 맨 땅에 보일러 배관을 깔겠다는 엉뚱한 발상은 도대체 어떻게 나온 것일까?
   
▲ 맨땅에 보일러 배관 묻기  기다란 배관을 텐트가 펼쳐질 자리인 맨땅에 묻고 있다.
ⓒ 이효진
 
▲ 물통에 보일러 배관 연결하기 물통에 보일러 배관을 연결하고 있다.
ⓒ 이효진
먼저 열을 전달해 줄 물통을 찾고 그 물통에 구멍을 뚫는다. 그 구멍에는 마치 수도꼭지에 호수를 연결하듯 기다란 배관을 연결한다. 이 배관은 열을 전해 받게 되는 길이 될 것이다. 이 기다란 배관을 텐트가 펼쳐질 자리인 맨땅에 묻는 것이다. 그리고 전에 만들었던 화덕 위에 물통을 올려놓는다. 장작에 불을 붙인다. "장작이 활활 타오르게 되는 만큼 배관을 통해 뜨거운 물이 회전하면서 땅이 후끈 달아오르게 될 거야."
 
▲ 맨땅에 보일러 배관 묻어 버리면 맨 땅에 보일러 배관을 깔겠다는 엉뚱한 발상에서 시작된 남편의 도전
ⓒ 이효진
 
남편이 생각한 보일러 배관 만들기 아이디어다. 과연 성공했을까? 결과는 실패였다. 물의 순환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남편은 이 모든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해 유튜브에 올렸다. 그러자 수많은 댓글들이 쏟아졌다. 실패할 걸 알면서도 영상을 끝까지 지켜보게 된다는 사람, 도전 정신에 박수를 보낸다는 사람, 그 외에도 여러 방법들을 공유해주는 댓글들이 달렸다.

'물의 양이 너무 적어요', '순환모터를 달아야해요', '순환이 되더라도 그냥 맨땅에 깔면 뺏기는 열이 더 많아 효과는 없을 겁니다', '온수 가열 통은 조금 큰 거로 하시고 온수통은 200리터 정도에 단열된 걸 사용하시면 온기가 더 오래 가요', '아이디어는 좋은데 겨울 맨바닥에 하면 땅 전체가 냉기라 열기가 다 빠져 나갈듯하네요. 기본적으로 바닥 작업하신 후 그 위에 보일러 시공하시는 게 더 효과적일 거 같네요.' 

안될 거라고, 바보 같은 짓이라고, 실패할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많은이들이 응원의 댓글을 보내주고 있음에 남편은 감사하다 말했다. 무엇보다 응원의 댓글 덕에 이미 따뜻한 보일러 바닥 난방 속에서 겨울캠핑을 즐기고 있는 듯하다는 것이다.
  
'맨땅이라 100% 실패하겠지만, 또 방법을 찾고 해보고 또 보완하는 시행착오를 많이 겪으시고 결국은 성공하겠죠.' 성공을 향한 과정임을 이야기해주었던 댓글.

발명왕 에디슨은 어린 시절 왜 어미 거위 대신 직접 거위 알을 품었던 것일까. 궁금한 것이 있으면 끈질기게 질문하고 실험해 보고 결과를 찾아내던 그의 집념과 도전정신을 보여주었던 행동이 아니었나 싶다. 남편의 도전이 다소 엉뚱하고 우스꽝스러워 보여도 이 또한 과정임을 알기에 많은 이들이 응원을 보내주고 있는 게 아닐까.

이 겨울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 우리 앞에 다가온 인생의 험난한 한파 안에서도 분명 길은 존재하는 법. '안될 거야', '되는 게 없어'라며 그저 넋 놓고 지낼 게 아니라 돌파구를 찾아 자꾸 질문하고 도전하는 자세. 그 과정 안에서 우리는 이미 한발 한발 봄을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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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유튜브 <프레디아빠의버킷리스트> 영상을 통해 볼 수 있어요. 블로그에도 올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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