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vs 삼성에피스, 황반변성 바이오시밀러 경쟁 본격화

한성주 2023. 1. 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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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진료.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종근당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바이오시밀러는 항체나 단백질 등 생물에서 유래한 물질로 만든 바이오의약품의 제네릭 제품이다. 오리지널 제품 대비 가격이 저렴하게 책정되기 때문에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등이 약제비 지출 절감을 위해 사용을 독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을 필두로 종근당, 동아ST 등 전통적인 제약사까지 연구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 종근당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황반변성치료제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했다. 오리지널 제품은 노바티스의 ‘루센티스’다. 황반변성은 안구 내 망막 중심부에서 시력을 유지하는 ‘황반’에 변성이 생기는 질환이다. 시력 저하, 시야 왜곡, 실명 등을 유발한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노화로 인한 ‘나이관련황반변성’이 가장 흔한 유형이다. 전 세계적으로 실명 원인 질환의 세 번째를 차지하고 있어,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인 분야다. 

종근당은 앞서 13일 ‘루센비에스’를 내놨다. 종근당은 앞서 2012년부터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연구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10월2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루센비에스의 적응증은 △신생혈관성(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의 치료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의 치료 △증식성 당뇨성 망막병증의 치료 △망막정맥폐쇄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의 치료 △맥락막 신생혈관 형성에 따른 시력 손상의 치료 등이다. 루센티스의 적응증 5개를 모두 확보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5일 ‘아멜리부’ 판매를 시작했다. 아멜리부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에 집중했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처음으로 개발한 안질환 치료제다. 지난해 5월 식약처에서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루센비에스와 마찬가지로 루센티스의 적응증 5개를 모두 확보했다. 아멜리부는 국내 출시보다 앞서 지난해 6월 미국에서 ‘바이우비즈’라는 제품명으로 먼저 출시됐다. 

루센비에스와 아멜리부는 모두 건강보험 급여 등재로 오리지널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타 제품과 비교해 시장에서 내세울 장점을 부각하는 것이 바이오시밀러 간 경쟁에서 승기를 잡는 관건이다. 

루센비에스는 저렴한 약가가 장점으로 꼽힌다. 루센비에스의 보험상한가는 30만원이다. 아멜리부의 보험상한가 46만3773원과 비교하면 16만원 이상 낮다. 참고로 오리지널 제품인 루센티스의 경우 보험상한가가 82만636원이다. 오리지널 제품 대비 루센비에스는 63%, 아멜리부는 44% 저렴한 수준이다.

종근당의 영업 역량도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종근당은 안과사업부에서 자체 영업망을 통해 루센비에스 마케팅 및 판매를 직접 진행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삼일제약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아멜리부 마케팅 및 판매를 맡겼다. 아울러 루센비에스는 ‘최초’ 타이틀도 차지했다. 아멜리부를 11일이라는 간발의 차이로 앞서, 국내 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가 됐다. 

아멜리부는 해외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 전략이 유리한 특징으로 꼽힌다. 루센비에스는 현재 국내에서만 품목허가된 상태로 해외 의약품 당국의 허가는 시도하지 않았다. 아직 구체적인 해외 진출 계획은 마련하지 않았지만,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뒤 중동 및 동남아 시장 진출에 나설 방침이다. 

반면 아멜리부는 미국과 유럽에서 품목허가됐다. 미국에 제품명 바이우비즈로 출시된 이후 첫달 매출은 약 50만달러(6억1000만원)로 집계됐다. 가장 최근 집계는 지난 3분기로 약 120만달러(14억7000만원)다. 아멜리부는 지난해 유럽에서도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아직 출시는 하지 않은 상태다. 향후 국내보다 규모가 큰 미국과 유럽 시장을 모두 점유하면, 처방량과 임상 데이터를 빠르게 축적할 수 있다. 

국내서도 아멜리부가 일방적으로 불리한 위치는 아니다. 마케팅 및 판매를 담당하는 삼일제약이 안과 분야의 전통적인 강자로 꼽히기 때문이다. 삼일제약은 지난 1967년 ‘산스타점안액’ 출시를 시작으로 안질환 치료제에 주력해 왔다. 지난해 6월에는 식약처로부터 안구건조증 치료제인 ‘레바미피드’의 개량 신약 ‘레바케이’ 품목허가를 받았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과 함께 안질환연구소(SEIC)도 개소했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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