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깨어난 특급 유망주...정호영 "코트 위에 있는 시간 행복해"

안희수 2023. 1. 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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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흥국전, 개인 최다 득점
십자인대 파열 부상 딛고 잠재력 발휘
KGC인삼공사 미들 블로커 정호영. 사진=KOVO
여자 프로배구 KGC인삼공사 미들 블로커 정호영(22)은 25일 출전한 흥국생명전에서 '인생 경기'를 펼쳤다. 

고비마다 속공 득점을 해냈고, 상대 주포 옐레나의 스파이크를 수차례 가로막았다. 데뷔 뒤 한 경기 최다 득점(21점)과 공격 점유율(20.57%)을 기록하며 소속팀의 세트 스코어 3-1 승리를 이끌었다. 5위였던 KGC인삼공사는 3연승을 거두며 4위로 올라섰다. 

정호영은 4라운드 들어서 돋보이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일 GS칼텍스전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9개)도 경신했다. KGC인삼공사는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국내 에이스 이소영에 대한 공격 의존도가 높은 팀이었다. 정호영이 최근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덕분에 중앙 속공 득점도 많아졌다. 

정호영은 제2의 김연경으로 기대받던 특급 유망주다. 빼어난 신체 조건(키 190㎝)으로 주목받았고, 고교 2학년이었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듬해 열린 신인 드래프트(2019~20)에서는 전체 1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하지만 데뷔 시즌 부족한 기본기와 신체 능력이 드러났고, 명확한 포지션도 찾지 못했다. 비시즌 동안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나선 두 번째 시즌은 개막전에서 왼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해 시즌아웃됐다. 

한동안 잊혔던 정호영은 지난 시즌(2021~22) 데뷔 뒤 가장 많은 경기(28)에 출전하며 재기했다. 속공 부문(성공률 46.15%) 4위에 오르며 미들 블로커로서 도약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올 시즌은 25일 기준으로 속공 2위(53.02%) 블로킹 9위(세트당 0.547개)에 올라 있다. 4라운드 득점은 양효진(현대건설) 김연경(흥국생명) 강소휘(GS칼텍스)에 이어 국내 선수 중 4위(82점)였다. 
정호영이 호쾌한 스파이크를 시도하는 모습. 사진=KOVO

정호영은 "공백기가 있었지만, 조바심은 나지 않았다. 시즌을 통째로 날린 경험도 있고, 벤치에서 지켜보기만 했던 시간도 길다. 그래서 경기를 뛰고 코트에 서 있는 시간이 행복하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흥국생명전 최다 득점은 (세터) 염혜선 선배가 공을 예쁘게 잘 올려준 덕분이다. 오히려 더 많은 득점을 하지 못해 아쉽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주전 세터였던 염혜선은 양효진, 한송이 등 리그 대표 미들 블로커들과 호흡을 맞췄다. 염혜선은 "그동안 호흡이 좋아졌고, 믿음도 쌓였다. (정)호영이는 (양)효진 언니만큼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고희진 KGC인삼공사 감독도 "속공 시 조금 더 좋은 각도를 만들고, 이상적인 타점을 잘 찾아야 한다는 숙제가 있다. 하지만 정호영은 신체 조건이 좋고, 이해력이 빠른 선수다. 시즌 후반 순위 경쟁을 위해선 그가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정호영의 어머니는 실업팀 미도파에서 뛰었던 이윤정이다. 정호영은 "어머니도 칭찬보다 조언을 더 많이 한다. 인삼공사 경기뿐 아니라 리그 모든 경기를 파악하고 계셔서, 다른 팀 미들 블로커들의 장·단점을 메모까지 해서 알려주신다. 나에겐 큰 도움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령탑과 어머니의 든든한 지원 속에 쑥쑥 성장하고 있는 정호영. 그의 남은 시즌 목표는 더 많은 블로킹을 해내는 것이다. 그는 "아무래도 블로킹은 개인 능력이 발휘돼야 한다. 미들 블로커이기 때문에 공격보다 블로킹에 더 신경 쓸 것"이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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