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가 화산이 온난화 가속…5년 이내 1.5도 목표 초과 가능성 67%
지난해 1월 15일 분출한 남태평양 통가 해저 화산(통가-훙가 하파이)이 지구 온난화 효과를 유발하면서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할 가능성이 그만큼 더 커졌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지난 2015년 파리 기후협정이 채택된 이후 국제 사회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보다 1.5도 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억제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통가 화산 분출로 인해 2030년 이전에 앞당겨 1.5도 목표를 초과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업화 이후 지구 평균 기온이 1.1도 상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리즈대학 등의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기후변화' 저널에 '요약 보고(Brief Communication)' 형식으로 발표한 짧은 논문에서 "통가 화산 분출이 향후 5년 동안 1.5도 목표를 벗어날 가능성을 7% 높였다"고 밝혔다.
수증기 1억4500만톤 성층권에 유입
42만톤이 들어간 이산화황(SO2)의 경우 햇빛을 차단해 지구 기온을 떨어뜨린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됐다. 기후변화 영향을 막는 지구공학(Geoengineering)에서 제시하는 내용대로다.
하지만, 이산화황의 기온 하강 효과보다는 수증기에 의한 기온 상승효과가 훨씬 큰 것으로 분석됐다.
통가 화산에 해저에서 분출한 탓에 다른 화산에 비해 훨씬 많은 수증기를 성층권으로 보냈고, 이로 인해 지구 면적 1㎡당 0.12W(와트) 정도의 온난화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통가 화산의 온난화 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는 데는 10년 정도 걸릴 것으로 연구팀은 예상했다.
목표 초과 가능성 67%로 늘어나
지난해 5월 기후변화 정부 간 협의체(IPCC )는 제6차 기후평가 보고서에서 "향후 5년(2022~2026년) 이내에 기온 상승이 1.5도를 넘어서는 해가 나타날 가능성이 50%"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팀은 온실가스를 현재 수준으로 배출하는 시나리오(SSP2-4.5)를 적용할 경우, 향후 5년 사이 지구 평균 기온이 1.5도 목표를 초과할 가능성이 50%였는데, 통가 화산의 영향을 추가하면 초과 가능성이 57%로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로 감축하는 시나리오(SSP1-1.9)에서는 1.5도 초과할 가능성이 60%에서 67%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SP1-1.9 시나리오에서 온실가스를 더 줄이는 데도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지는 것은 과도기적 현상 탓이다.
수명이 짧은 온난화 유발 물질(주로 미세먼지와 메탄)이 급격히 줄어들 경우 향후 10년 동안 유효 복사 강제(effective radiative forcing)가 증가하면서 일시적으로 인위적인 온난화 속도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마치 유리창에 쌓인 먼지를 닦으면 온실 안으로 햇살이 더 강하게 들어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온실가스를 더 줄이면, 즉 온실 유리창 자체가 깨지면 찬 바람이 들어와 온도가 떨어지게 된다.
SSP1-1.9 시나리오대로 온실가스를 지속해서 줄이면, 일시적인 고비를 지나 온난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게 된다.
"목표 실패로 간주해선 안 돼"
SSP1-1.9 시나리오의 경우 2030년 이전이라도 1.5도 목표를 초과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향후 몇 년 안에 1.5도 목표를 초과하는 해가 나타나더라도 자연적인 요인으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 목표 달성 실패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통가 화산 분출이 1.5도 목표 달성 여부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인류의 노력이 훨씬 지배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연구팀은 "일시적으로 목표를 초과하더라도 온실가스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모든 노력은 계획대로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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