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북한 무인기 도발 때 유선전화로 40분 늑장 전파…초동 대응 늦어졌다
지난달 26일 북한 무인기가 남한 영공을 침범할 때 무인기 대응을 위한 군의 3대 정보 전파·공유 시스템이 모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이 25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사전 보고한 합동참모본부의 전비태세검열 중간 결과를 통해 이런 사실이 확인됐다.
군의 3대 정보 전파·공유 시스템은 방공부대가 수초 내 전·후방 부대에 상황을 공유하는 ‘고속지령대’, 긴급 상황을 전파하는 ‘고속상황전파체계’, 북한 도발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대응하는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밈스)’다.
무인기 침범 당일 이런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육군 1군단 예하 방공부대는 대신 일반 유선전화로 다른 부대에 관련 내용을 전파했다. 전파 시간도 무인기 침범 40여 분이 지난 뒤였다. 이런 우왕좌왕 속에서 무인기 대응 작전체계인 ‘두루미’ 발령은 무인기가 군사분계선을 넘은 지 약 1시간30분이 지나서야 이뤄졌다.
군은 ‘두루미’로는 효과적인 대응을 하는 데 제한이 있다고 국방위에 설명했다. 무인기의 빠른 침투 속도와 탐지 시점을 고려해 모든 타격 자산을 동시 투입했어야 했지만 현 체계에선 부족함이 있다는 뜻이다. 군은 “작전수행체계, 작전 간 조치, 전력 운용 등 일부 미흡한 사항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번 검열 결과 보고를 놓고 군 안팎에선 ‘맹탕’이라는 지적이 상당하다. 야당 측 국방위 관계자는 “원인 분석과 해결책 등이 기존 거론된 내용 이상으로 나아간 게 별로 없다”며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수 있는 제대 간 정보 공유 시간대를 놓고서도 설명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에서 구체적인 징계 대상 등 문책 계획이 언급되지 않은 점도 논란이다.
군 당국은 26일 오전 정식 검열 결과를 국방위에 보고할 계획이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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