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가 화나게 했다며…중국 해킹그룹, 우리말학회 등 12곳 해킹
우리말학회 등 한국의 12개 학술기관 홈페이지를 해킹한 중국 해킹 그룹이 한국의 일부 스트리밍 스타가 자신을 화나게 해서 해킹 공격을 벌였다며 향후 추가 공격을 예고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중국어로 ‘새벽의 기사 캠프’를 뜻하는 ‘샤오치잉(曉騎營, 영문 Cyber Security Team)’이란 이름의 중국 해킹 그룹은 24일 텔레그램에 올린 성명에서 자신들이 한국 기관들의 홈페이지 공격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우리는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하지 않으며 우리 팀은 자유 그룹”이라며 “우리 팀은 한국을 멤버의 훈련장으로 삼아 각 멤버가 한국 공격에 참여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국의 일부 스트리밍 스타가 나를 화나게 했다”고 설명했지만, 실명은 거론하지 않았다.
샤오치잉은 한국연구재단 산하의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사이트 서버에 저장된 2500여 개 등재지 학회 정보를 담은 엑셀 파일을 공개하면서 “이 리스트로 흥미로운 일을 하려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 취약점 목록을 구입했다”며 “관련 웹사이트의 데이터베이스를 삭제하고 있다”고 주장해 이들 학회 사이트에 대한 추가 공격도 우려된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25일 “설 당일인 22일 홈페이지가 해킹된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을 포함해 12개 기관 홈페이지에서 해킹이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해킹이 확인된 곳은 우리말학회, 한국고고학회, 한국학부모학회, 한국교원대학교 유아교육연구소, 한국보건기초의학회, 한국사회과수업학회, 한국동서정신과학회, 대한구순구개열학회, 한국시각장애교육재활학회, 제주대 교육과학연구소, 한국교육원리학회다. KISA 관계자는 “해당 해킹 그룹이 우리나라 기관에 사이버 공격을 예고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며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오치잉은 KISA에 대한 해킹 공격도 예고했지만 현재 홈페이지 등에 특이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인 10억여 명의 개인 신상이 해킹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해킹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한 해커가 상하이 공안 시스템의 클라우드 서버를 해킹해 중국인 10억 명의 휴대전화 번호와 사진 등 개인 정보 23.88테라바이트 분량의 데이터를 10비트코인(당시 약 2억6000만원)에 판매하려고 시도했다. 이번에 한국 공공 사이트를 공격한 샤오치잉의 텔레그램 채널에는 중국 ‘쓰촨성 석탄 탄광 모니터링 플랫폼’을 해킹한 화면도 올라와 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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