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생명과학 강국 될 것...정보의 비대칭 문제 해결하겠다”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1. 25.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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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재 바이오북 대표
바이오 투자 정보 플랫폼 스타트업 설립

“대한민국은 생명과학 강국이 될 것이다.”

홍순재 바이오북 대표는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가 기존 제조업을 대신해 우리나라 미래 전략 산업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다만 전제 조건으로 기업의 소통 능력과 글로벌 네트워크가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설립된 바이오북은 국내 초기 생명과학 기업과 투자자를 연결하는 정보 플랫폼을 표방한다. 특히 기술적으로 잠재력이 뛰어난 숨은 기업을 찾아내 해외 투자를 주선하고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의 소통 전략 수립과 수행도 지원한다. 다른 산업과 달리 정보의 비대칭성이 매우 강한 생명과학 분야 특성상 정보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바이오북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요 질환·섹터별 기업 데이터 구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 성수동 바이오북 본사에서 홍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홍 대표와 일문일답.

홍순재 바이오북 대표. (바이오북 제공)
Q. 숨은 기업을 어떻게 찾아내나.
우선 성장성 높은 섹터를 선정해 시장을 분석한다. 시장의 과거와 미래 성장률이 어느 정도인지, 혹은 너무 유행을 타는 건 아닌지 등을 자세히 살펴본다. 향후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되면 해당 분야의 ‘라이징 스타’를 찾는 일에 집중한다. 주요 대형 병원, 대학교, 연구기관 등을 방문해 숨은 고수를 직접 찾아낸다.
Q. 투자 자문과 커뮤니케이션이 왜 중요한가.
기업은 정부, 투자자, 고객, 인증기관, 언론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 관계를 맺는다. 그런데 생명과학을 비롯해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종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다른 분야에 비해 낮은 편이다. 특히 투자자를 만나 회사의 잠재력을 전달하는 기술이 아쉬운 경우가 많다. 투자 자문 업무의 핵심은 기업을 제대로 알리는 기술을 컨설팅하는 것이다.
Q. 바이오북은 투자자와 기업 중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
둘 다 고객이다. 투자자에게는 시장 분석과 ‘라이징 스타’ 찾기를, 바이오 기업에는 커뮤니케이션 전략 컨설팅을 제공한다. 결혼 중매 회사에서 남녀 커플 찾아주는 서비스처럼 서로가 원하는 대상을 찾아주고,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알려준다는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업무라고 본다.
Q. 기업들은 투자 유치 과정에서 어떤 부분에 신경 써야 하나.
한 바이오 기업 사례인데, 발표 시간이 5분으로 제한된 IR 행사에 100페이지 분량의 PPT 파일을 들고 와서는 결국 10페이지도 설명하지 못했다. 소개 자료는 크게 두 가지로 작성해야 한다. 우선 회사의 핵심 기술과 주요 인력, 해당 시장의 잠재력, 국내외 경쟁 기업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3~5페이지 분량의 자료가 필요하다. 이를 티저(Teaser)라고 부른다. 이 자료를 먼저 투자자에게 보내고 관심이 있다고 하면 풀버전에 해당하는 IM(Information Memorandum)을 공유한다. IM에는 각종 임상 데이터와 실험 성과 등이 담긴다. 10메가바이트, 20페이지 이내의 IM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본인 회사의 기술이 최고라는 미사여구보다는 경쟁 기업과의 비교 우위를 보여줄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를 명시하는 게 효과적이다.
Q. 해외 투자자들은 K바이오에 관심이 있나.
아직 관심도가 그렇게 높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조금씩 제안 빈도와 접촉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한국 유학생들이 보여준 성실함과 임상 결과에 대한 집중도, 한국 대형 병원의 글로벌 경쟁력, 정부의 지원, 한류로 인한 국가 이미지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고 판단한다.
Q. 왜 해외 투자에 집중하나.
바이오 회사 주주들이 재무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상장, 라이센싱 아웃(기술 수출), 매각 등의 방법이 있다. 이 방법 가운데 라이센싱 아웃이 이뤄지면 상장 이후 주가나 매각 시 기업가치 측면에서 유리하다. 라이센싱 아웃은 보통 미국의 대형 제약 회사들이 기술을 인수하는 구조다. 기업 설립 초창기부터 미국 주요 투자자를 연결해 자연스럽게 생태계에 녹아들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기술 수출로 연결하는 것이 바이오북의 전략이다.
Q.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자랑한다.
환경 엔지니어링 회사에서 사회생활의 첫 발을 내딛었다. 폐수 종말 처리장 설계와 환경 영향 평가 업무를 1년 정도 경험했다. 이후 경제 매체 기자로 전직해 약 6년 정도 일했다. 싱가포르 파견 기자로 나가 현지에서 MBA(경영대학원)를 졸업한 뒤, 산업은행 싱가포르지점에 입사해 이슬람 채권 발행 업무를 2년 정도 담당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재무자문본부에서 인수합병(M&A) 자문 업무 파트너로 12년가량 일했다.
Q. 왜 생명과학 분야를 선택했나.
생명과학 분야만큼 잠재력이 큰 분야는 없다고 봤다. 다만 기술을 실현하는 과정이 매우 어렵고 확률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은 것이 문제다. 하지만 좋은 기업을 발굴하는 선구안이 있으면 확률을 높일 수 있다고 믿는다. 선구안은 몇몇 사람의 지식과 네트워크가 아니라, 집단 지성과 부지런한 발굴 노력으로 발전한다고 판단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기존 재무자문 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자가 한국 바이오 산업을 이해하고 투자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기본적인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바이움 분야의 주요 기업, 기술 수준, 핵심 인력, 투자유치 이력 등의 정보다. 이와 함께 미국 주요 생명과학 투자회사 약 2000여개의 정보를 모아 투자 시리즈별, 선호 대상, 주요 운용 인력 등의 정보를 축적해 나가는 중이다. 데이터 구축이 완료되면 한국의 생명과학 데이터 플랫폼으로서 본격적인 해외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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