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배우러 온 아프리카 유학생, 부산엑스포 도우미로 뛴다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던 중 ‘한강의 기적’을 다룬 논문을 보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새마을운동이나 ‘빨리빨리 문화’도 제 고국엔 필요하죠. 한국 사회의 좋은 점을 전파해 고국이 발전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온 하산 단 카라미아지야무사(33)의 말이다. 대학생 시절 교환학생 자격으로 부산에 왔던 그는 한국의 매력에 빠져 국내 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올해 한국에 귀화한 무사는 부산 월드엑스포 외국인 서포터즈로 활약하고 있다.
“韓 선교사가 지어준 학교 나와, 늘 동경했죠”
부산출입국ㆍ외국인청은 25일 무사에게 대한민국 국적 증서를 수여했다고 밝혔다. 유학비자(D-2)를 받아 한국에 들어온 지 14년 만이다. 이후 그는 통역, 대학 강사 등을 하며 한국사회에 정착했다고 부산출입국ㆍ외국인청은 전했다.
무사는 어릴 적부터 한국을 동경해왔다고 한다. 어린 시절 그가 공부했던 니제르의 중등학교도 한국인 선교사가 지었다. 그는 “학교에서 만나는 선교사와 한국 사람은 늘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서울과 부산 등 발전한 도시를 이야기했다. 한국은 6ㆍ25전쟁을 겪고도 고도성장을 이뤄 니제르엔 롤모델과도 같은 국가”라고 설명했다.
케냐에 있는 데이스타 대학에서 공부하던 무사에게 2009년 부산 고신대에서 교환학생 자격으로 공부할 기회가 생겼다. 그해 한국에 처음 온 무사는 1년간 교환학생 문화교류 프로그램은 물론 사회복지와 교육학·마케팅 등 가능한 영역의 모든 수업을 들으려 애썼다. 그는 “고국에 돌아가서도 사회복지학을 열심히 공부한 다음 부경대에서 국제지역학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해 2013년 다시 한국에 와 정착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 타기 괴로웠지만 이제 “만져보라” 농담도
검은 피부에 곱슬머리를 가진 무사는 "정착 초기 인종차별 문제를 걱정했지만, 실제 단 한 번도 인종차별을 겪은 적이 없다"고 했다.
일ㆍ학업 병행한 한국 배우기, 사랑도 결실
영어와 불어·스와힐리어와 한국어에 모두 능통한 그는 국내에서 기업 통역 담당이나 대학 영어 강사 등으로 일하면서 부산대 국제경영 박사 과정에 다녔다. 무사는 다음 달 박사과정을 졸업한다. 그는 “문화·산업 분야에서 니제르와 한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 그러려면 실제 한국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인 여성을 만나 2019년 결혼, 자식 1명을 뒀다.
“삼성ㆍ엘지로 호감인 한국, 엑스포 도시 각인시킬 것”
무사는 부산외국인대표자회의, 국제교류재단 간사 등을 맡으며 지역 외국인 커뮤니티 활동을 해왔다. 부산출입국ㆍ외국인청의 명예 출입국관리공무원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는 ‘2030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활동에 열정을 쏟고 있다. 니제르 또한 BIE(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이다.
김민주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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