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스프링캠프 기지개…달러 강세에도 대세는 미국
겨울잠을 마친 프로야구가 서서히 기지개를 켠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해외 스프링캠프 재개를 통해 올 시즌을 준비한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29일부터 미국과 일본, 호주 등으로 전지훈련을 떠난다. 지난 2년간 국내에서 스프링캠프를 대신했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잠잠해지면서 다시 바다를 건너게 됐다.
공식적으로 다음달 1일 시작될 2023년 KBO리그 스프링캠프의 대세는 미국이다. 무려 8개 구단이 베이스캠프로 미국을 택했다.
먼저 지난해 통합우승팀 SSG 랜더스는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몸을 만든다.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 자주 애용했던 곳이다. 또,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 KT 위즈, KIA 타이거즈도 미국에서 올 시즌을 출발한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경쟁을 벌인 바 있다. 키움과 LG는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KT와 KIA는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이어 NC 다이노스와 한화 이글스도 각각 애리조나주 투손과 메사로 향한다. 롯데 자이언츠는 한때 KBO리그 구단들이 즐겨 찾았던 미국 괌에서 베이스캠프를 차린다.
최근 들어 각 구단은 기후 변화가 적은 미국을 전지훈련지로 선호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만만치 않은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 달러 강세로 과거보다 지출이 1.5배 가까이 많아지면서 고심이 컸다. 그럼에도 가장 많은 8개 구단이 미국으로 향한 배경에는 분위기 전환이라는 요소가 작용했다. 지난해 미국 사전답사를 다녀온 한 구단 관계자는 “아무래도 비용 부담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 이후 모처럼 해외에서 진행하는 스프링캠프라는 점을 감안해 선수단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고, 환경도 가장 좋은 미국이 각광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미국 전지훈련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전통적인 스프링캠프로 통했던 일본은 조금 한산해졌다. 삼성 라이온즈만이 오키나와 온나손으로 향한다. SSG와 KIA, 롯데, 한화는 2차 베이스캠프로 일본을 택했다.
이승엽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두산 베어스는 나 홀로 스프링캠프를 택했다. 미국이나 일본이 아닌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에서 명가 재건을 시작한다.
3월 개막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앞두고 진행될 소집훈련도 관심을 모은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국가대표팀은 다음달 14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로 모인다. KT와 KIA가 스프링캠프로 사용하는 곳이다. KT 사령탑이기도 한 이강철 감독은 이때부터 공식적으로 국가대표 소집훈련을 지휘한다. 이어 선수단은 3월 1일 국내로 들어와 이틀간 손발을 맞춘 뒤 4일 결전의 땅 일본으로 향한다. KBO 관계자는 “아무래도 미국이 날씨를 비롯한 훈련 환경이 가장 좋다. 또, KBO리그 구단들이 많이 있어서 연습경기 일정을 잡기가 편해 미국을 베이스캠프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몇몇 구단과 선수들은 조금이라도 빨리 현지 적응을 마치기 위해 일찌감치 따뜻한 나라로 떠났다. 롯데와 SSG는 각각 20일과 25일 괌과 베로비치로 1진을 파견했고, 박병호와 오지환, 이정후, 원태인, 소형준, 이의리 등 WBC 국가대표들도 소속팀 스프링캠프로 미리 이동해 몸을 만들고 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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