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이런 회사…사장 출퇴근 때 직원들 일하다 말고 줄섰다

# 2020년 3월 울산의 한 사업장 노조 간부가 조합비를 도박과 유흥비로 탕진한 혐의로 적발됐다. 노조 계좌를 개인 계좌 5개로 변경해 무단으로 인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쓴 돈이 7500만원에 달했다. 이 노조 간부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 지난해 7월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선 노조원들이 패싸움을 벌였다. 노조원 2000여 명이 동원된 시위도 벌어졌다. 서로 자기 노조원을 쓰라며 시공회사에 압박을 넣다 노조끼리 충돌, 폭행 사건으로 번진 것이다.
# 2019년 경북의 한 사업장에선 매일 진풍경이 벌어졌다. 사업주가 출·퇴근하는 시간마다 과장 이상 간부들이 모두 일손을 놓고 회사 출입문에 도열했다. 드라마 '대행사'에서 사주 일가의 딸(손나은 분)이 첫 출근할 때 임원과 직원들이 문 앞에 도열해 인사하는 것과 같은 광경이다. 이 사업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직원에게 상습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해댔다. 관할 노동청이 근로감독을 실시해 법적 조치를 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5일 전국의 근로감독관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나온 산업현장의 불법·부당한 사례다. 고용부는 이와 관련, 26일 '온라인 노사 부조리 신고센터'를 개설한다. 이런 유형의 산업현장 불법·부당한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부분의 부당한 행위는 사업장 내 또는 노조 내부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직원 또는 조합원이 불이익을 우려하는 탓에 노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온라인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정 노조 가입·탈퇴 강요나 방해 행위, 노조 재정 부정 사용, 노사의 폭력과 협박행위, 채용 강요 행위, 성차별, 직장 갑질, 직장 내 성희롱, 포괄임금·고정OT 오남용, 임금체불, 장시간 노동 등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부조리는 모두 신고 대상이다.

신고센터에 신고가 접수되면 근로감독관이 신속하게 조사에 나서 법 위반 사항을 점검하고, 개선 명령 또는 사법처리한다. 필요할 경우 경찰청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서 처리한다. 특히 포괄임금·고정OT 오남용 의심사업장으로 여겨지면 집중 근로감독인 기획감독을 벌일 방침이다.
고용부는 이와 함께 25일 고용노동분야 비영리민간단체 보조금 사업에 대한 전수 점검에 착수했다. 지원 대상 선정에서의 적법성, 회계 처리 투명성, 보조금 목적 이외 사용 또는 횡령 등 부정 집행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다. 이를 위해 고용부는 고용부 본부와 지방청, 근로복지공단 등 산하기관에 별도의 특별 감사반을 편성해 운영하기로 했다.
부정이 확인되면 수급액을 반환토록 조치하고, 부정 청구 금액의 최대 5배에 달하는 제재 부가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또 수사기관에 고발·수사 의뢰하고, 향후 보조금 사업 수행 대상에서 배제한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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