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비상’ 피켓 든 박진희 “자녀 옷도 중고”
배우 박진희(45)씨는 ‘기후 비상 시대,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사진)’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찍은 사진을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에 올려 화제가 됐다. 겨울인데도 활짝 핀 개나리 앞이었다. 그는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고 우리가 어떤 자연재해를 겪어야 할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엄마로서 우리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아갈지 상상하면 끔찍하다’고 적었다. 많은 사람이 ‘응원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가족과 오스트리아 빈에 거주 중인 그를 지난 18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Q : 피켓 시위가 많은 공감을 얻었다.
A : “빈의 거리에서 한겨울에 만개한 개나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택배 박스를 잘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글귀를 써서 개나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많은 사람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게 되고 공감하지 않을까’라는 즉흥적인 생각을 실행에 옮겼을 뿐이다. ‘시위’는 아니다.”
Q : 그 곳 날씨는 어떤가.
A : “지난해만 해도 오스트리아의 겨울은 안개 낀 추운 날씨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독 따뜻했다. 지난해엔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스키를 타러 다녔는데, 올해 초엔 스키장에 눈이 없었다. 1년 사이 기후 변화 위기를 더욱 실감한다.”
Q : ‘기후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A : “나도 기후 문제로 우울감을 느끼다 이제 헤어나온 것 같다. 이미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도 이상 올랐고, 당장 화석연료 사용을 멈춰도 ‘티핑 포인트’(기후 변화를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인 1.5도 상승을 막기 어렵다고 하지 않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했다. 하지만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A :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세정제, 세제류 등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기지 않은 바(Bar·고체로 굳힌 제품) 형태를 사용하고 텀블러와 에코백을 꼭 챙긴다. 아이들 기저귀도 일회용을 쓰지 않고 천을 빨아 썼다. 옷은 주로 중고를 입힌다. 소비를 가능한 줄이려 한다.”
Q : 친환경 제품을 쓰는 것도 쉽지 않다.
A : “한 번은 트위터에 ‘텀블러를 씁시다’라는 글을 올렸더니, 누군가 ‘영세한 종이컵 공장을 운영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답을 달았다. 또 한 20대 학생이 ‘친환경 제품을 쓰고 싶지만 너무 비싸다’고 쓴 글도 봤다. 무조건 ‘환경을 지키자’는 게 아니라 모두가 지속 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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