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에 깜짝, 충격 받았다"…배우 박진희가 피켓 든 이유 [인터뷰]
전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는 가운데 기후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배우 박진희(45)씨도 한때 그런 우울감을 느꼈다. 박씨는 최근 활짝 핀 개나리 앞에서 “기후 비상 시대,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라는 피켓을 든 사진을 SNS에 올려 화제가 됐다.
그는 SNS에서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고 그로 인해 우리가 어떤 자연재해를 겪어야 할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 아이의 엄마로서 우리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아갈지 상상하면 끔찍하다”고 적었다. 사진과 글 내용이 기사화되자 많은 사람들이 “응원한다”, “공감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가족과 오스트리아 빈에 체류 중인 그를 지난 18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Q :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호소하는 ‘피켓 시위’가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었다
A : “빈의 거리에서 한겨울에 만개한 개나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충격이 가시지 않아 분리 배출한 택배 박스를 잘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글귀를 써서 개나리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면 많은 사람들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게 되고 공감하지 않을까, 즉흥적인 생각을 실행에 옮겼을 뿐 ‘시위’는 아니다. 기후 위기가 유럽 뿐 아니라 전세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Q : 그 곳 날씨는 어떤가
A : “지난해만 해도 오스트리아의 겨울은 안개 낀 추운 날씨의 연속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유독 따뜻했다. 가까운 스위스는 1월 초에 20도까지 올랐다. 지난해만 해도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스키를 타러 다녔는데, 올해 초에는 빈 근처 스키장에 눈이 없었다. 최근 1년 사이 기후 변화 위기를 더욱 실감한다. 독일에서 큰 홍수가 났고 영국은 지난 여름 기온이 처음으로 40도를 넘겼다.”
Q : 요즘 '기후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던데
A : “나도 한참 기후 문제로 우울감을 느끼다 이제 헤어나온 것 같다. 이미 지구의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도 이상 올랐고, 당장 화석연료 사용을 멈춰도 ‘티핑포인트’(기후 변화를 되돌릴 수 없는 지점)라는 1.5도 상승을 막기 어렵다고 하지 않나. 이미 임계점을 넘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감을 느꼈다. 하지만 자녀들이 살아갈 미래를 위해서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Q :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A : “SNS 활동을 더 열심히 한다. 일상에서도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기 위해 세정제, 세제류, 위생용품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기지 않은 바(Bar·기존 제형을 고체 형태로 굳힌 제품) 형태의 것을 사용하고 텀블러와 에코백을 꼭 챙긴다. 아이들 기저귀도 일회용을 쓰지 않고 천 기저귀를 빨아 썼다. 옷은 주로 중고 옷을 입힌다. 소비를 아예 안 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줄이려 한다.”
Q : 친환경 제품을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A : “맞다. 한 번은 트위터에 “텀블러를 씁시다”라는 글을 올렸더니, 누군가 “저희 집은 영세한 종이컵 공장을 운영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답을 달았다. 또 한 20대 학생이 “친환경 제품을 쓰고 싶지만 너무 비싸서 쓸 수 없다”고 쓴 글도 봤다. 무조건 ‘환경을 지키자’라는 게 아니라 모두가 지속 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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