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5% 삭감과 예우, 이용규를 바라보는 시선

배중현 2023. 1. 2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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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억원 사인, 전년 대비 1억원 삭감
키움 선수 중 가장 큰 폭으로 깎여
개인 성적 하락으로 삭감 대상자
기록 이외 부분 고려해 하락 폭 결정
"주장으로 역할 잘 해줬다"
지난 시즌 극도의 부진 끝에 연봉이 삭감된 이용규. 적지 않은 금액이 깎였지만 키움은 최대한 선수의 자존심을 세워줬다는 평가다. IS 포토


결과는 연봉 삭감이다. 하지만 선수 자존심을 세워준 구단의 고심도 엿볼 수 있다.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8·키움 히어로즈)의 얘기다.

이용규의 2023시즌 연봉은 전년 대비 25%(1억원) 삭감된 3억원이다. 팀 내 연봉 계약 대상자 51명 중 유일하게 연봉이 20% 이상 깎였다.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한 팀 성적에 힘입어 외야수 이정후(7억5000만원→11억원) 투수 안우진(1억5000만원→3억5000만원) 내야수 김혜성(3억2000만원→4억2000만원)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연봉이 대부분 올랐지만, 이용규는 예외였다.

이용규는 일찌감치 '연봉 삭감 대상자'로 분류됐다. 그만큼 개인 성적이 좋지 않았다. 2022시즌 86경기에 출전, 타율 0.199(271타수 54안타) 21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이 1할대에 그친 건 1군 주축 선수로 도약한 2005년 이후 처음이었다. 출루율(0.326)과 장타율(0.221)을 합한 OPS도 0.547에 불과했다. 5월 12일 견갑골 미세 골절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 40일 넘게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용규는 6월 말 1군 엔트리에 복귀했지만, 좀처럼 타격감이 오르지 않았다. 포스트시즌(PS)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반짝 활약(5경기, 타율 0.364)을 펼쳤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플레이오프(PO)와 한국시리즈(KS)에선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그만큼 팀 성적과 개인 성적의 엇박자가 심했다.

관심이 쏠린 건 연봉 삭감 폭이었다. 키움은 개인 성적에 따른 연봉 인상과 삭감이 명확하다. 잘하면 큰 폭으로 올려주지만 부진하면 가차 없이 깎는 구단이다. 이용규만 하더라도 지난 시즌, 전년 대비 300%(3억원)가 인상된 4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연봉 인상률과 인상액 모두 당시 연봉 계약 대상자 49명 중 최고였다. 상황이 1년 만에 180도 달라졌지만, 키움은 선수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선에서 삭감 폭을 결정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 이용규. IS 포토


이용규의 연봉은 이정후와 이지영(5억원), 김혜성에 이어 팀 내 야수 가운데 네 번째로 높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지난해 성적 편차가 심해서 본인도 (구단의 연봉 제시안에) 수긍했다. 더 냉정하게 갈 수 있지만, 최고참 선수인 만큼 예우를 해줘야 할 거 같았다"고 말했다.  

이용규는 홍원기 키움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는다. 홍 감독은 지난해 PS를 앞두고 "성적은 좋지 않지만, (이용규가) 더그아웃이나 클럽하우스에서 리더 역할을 해줬다. 베테랑답게 중심을 잡아줘서 팀이 많이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잃지 않았다. 고맙게 생각한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지난 시즌 키움 소속 선수 평균 연차는 6.7년(평균 8.2년)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았다. 2004년 데뷔한 이용규는 최고참이자 주장으로 어린 선수를 다독이며 팀을 이끌었다. 홍원기 감독은 이용규가 견갑골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주장을 교체하지 않고 그의 복귀를 기다렸다. 부진할 때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하지 않고 최대한 기회를 줬다.

야구단 안팎에서 "그라운드의 리더가 이정후라면 라커룸 리더는 이용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만큼 기록에서 드러나지 않는 영향력이 상당했다. 연봉 협상에서도 이 부분이 고려됐다. 고형욱 단장은 "기량으로는 안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주장으로서 역할을 잘 해줬다"고 촌평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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