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영기업 러시아에 비살상 군사ㆍ 경제 지원 포착…美바이든 정부 경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중국의 국영 기업들이 러시아를 지원한 정황을 미국 정부가 포착해 중국 측에 경고했다고 미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복수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최근 중국 국영 기업들이 러시아에 대해 의도적으로 ‘비살상 군사 지원 및 경제적 지원’을 했다는 증거를 확인했으며, 이 같은 움직임의 의미를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매체에 “중국 기업들의 관여가 러시아에 대한 (미국 등 서방의)제재를 전면적으로 회피하기 직전 수준”이라면서 “이 같은 행위가 러시아에 대한 전쟁 물자 지원을 의미할 수 있다는 점을 미 정부가 중국 측 카운터파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물자를 러시아 측에 건넸는지와 같은 세부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국영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하에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 정부는 이번 사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원하고 있다’는 결론이 나면 러시아와 중국 양쪽에 대한 미국의 정책 변화에 중대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어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온ㆍ오프라인 회담에서 직접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진 않았다. 그럼에도 “그 어느 때보다 중·러 관계는 밀착하고 있다”는 게 미 정부의 평가다. 전쟁을 전후해 유럽·미국 등 서방국은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단행했지만, 러시아산 석유·천연가스의 수출 물량 상당수는 중국과 인도로 흘러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과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은 지난해 3월 기준 유럽연합(EU) 27개국을 넘어섰다. 중국의 대러시아 수입은 지난해 기준 50% 증가했고, 수출은 13% 증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 일에 중국 정부가 직접 연루됐거나, 적어도 국영 기업의 지원을 묵인했다고 판단한다면 미·중 관계에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리스크가 터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중은 대만 문제와 첨단 산업 공급망 문제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도 정면 충돌은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처음으로 대면 회담한 데 이어 새해 들어 고위급 교류를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이달 18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류허(劉鶴)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회담했고, 내달 5~6일에는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미국 측이 중국 정부에 중국 기업들의 러시아 연루 문제를 거론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일과 관련해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와 국가정보국(CIA)이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주재 중국 대사관도 블룸버그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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