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의 '소신발언', 사실과 많이 달랐다

유준상 2023. 1. 24.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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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세대교체 지적했지만, WBC 명단 확인하면 알 수 있어

[유준상 기자]

조용히 지나갈 것 같았던 설 연휴가 '빅리거 출신' 추신수(SSG 랜더스)의 소신발언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그의 발언을 놓고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치열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추신수는 2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서 송출되는 한인 라디오 방송 'DKNET'의 <달려라라디오>에 출연했다. KBO리그서 뛴 지난 2년을 돌아본 추신수는 최근 야구계에서 떠오른 주요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학교폭력 논란'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한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50인 관심 명단에 포함됐던 문동주(한화 이글스)가 최종 명단에 오르지 못한 부분도 지적했다.
 
 DKNET '달려라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의 견해를 밝힌 추신수
ⓒ SSG 랜더스
조금씩 젊어진 대표팀 마운드, 추신수 생각은 달랐다

진행자는 "WBC에서 한국이 대표팀을 꾸리는 과정인데, 야구 팬들 입장에서 전력이 아쉽다. 일본을 보니까 부럽더라. 한국에도 분명히 좋은 선수가 많은데, 전체로 팀을 꾸렸을 때 이전보다 약해진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고 추신수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추신수는 "저희와 가장 가까운 일본만 봐도 국제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이 많다. 저라면 미래를 봤을 것 같다. 당장 성적보다도 새롭게 발탁되는 선수가 더 많았어야 했다. 언제까지 김광현-양현종인가. (국내에) 어리고 재능 있는 선수가 많은데 그런 선수들은 왜 (출전이) 안되냐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은 다르지만, 많은 팀이 참가하는 국제대회에 나가면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 자체가 매우 다르다. 이런 선수들이 국제대회서 얼굴을 비춰서 외국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한국 야구가 할 일이다"고 덧붙였다.

"언제까지 김광현-양현종인가"라는 추신수의 발언은 사실일까. 2013년 WBC 1라운드 탈락을 기점으로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은 맞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안방에서 치러진 2017년 WBC서 1라운드 탈락으로 자존심을 구겼을 때도 분위기가 비슷했다.

그러나 2019년 프리미어12에서는 이영하(두산 베어스), 이승호, 조상우(이상 키움 히어로즈), 고우석(LG 트윈스), 문경찬(당시 KIA 타이거즈) 등 대표팀 첫 승선의 기쁨을 맛본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도 김진욱(롯데 자이언츠), 이의리(KIA), 최원준(두산) 등 대표팀 마운드에 '뉴페이스'가 적지 않았다. 젊은 피 수혈에 손을 놓고 있었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프로 데뷔 후 첫 WBC 출전을 앞둔 선수들, (왼쪽부터) 소형준-구창모-곽빈
ⓒ kt 위즈,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세대교체 위한 움직임은 계속된다

대표팀의 세대교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번 WBC서도 그 흐름이 이어진다. 15명의 투수 가운데 30살을 넘긴 투수는 김광현, 양현종, 고영표(kt 위즈), 이용찬(NC 다이노스), 김원중(롯데 자이언츠)까지 5명에 불과하다.

이강철 감독은 WBC 대회 규정상 투구수 제한이 있는 점을 고려해 젊은 투수들을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그동안 국제대회서 선발투수로 등판했던 김광현과 양현종이 이번에는 대표팀이 필요한 순간에 구원투수로 나올 수 있다.

이 시나리오에 변화가 없다면 소속팀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소형준(kt 위즈), 구창모(NC 다이노스), 곽빈(두산),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이의리 등이 대표팀에서도 선발진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김윤식, 정우영(이상 LG), 정철원(두산) 등 대표팀의 허리를 책임질 투수들의 활약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또 한 가지 생각해봐야 할 점은, 젊은 투수들로만 대회를 치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마운드에서 중심을 잡아줄 '베테랑'이 필요하고, 그게 대표팀이 김광현과 양현종에게 바라는 부분이기도 하다. 빅리그,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올해도 일본 대표팀의 부름을 받은 것도 비슷한 이유다.

의견 자체를 문제로 삼을 수 없다. 개개인마다 가치관이나 생각이 다르고, 안우진을 언급한 부분의 경우에는 한국과 미국의 정서에 차이가 있는 만큼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도 있다. 그러나 세대교체가 한창 진행 중인 대표팀에게 또 김광현, 양현종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 그동안 KBO리그의 발전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보여줬던 추신수이기에 더 아쉽게 느껴지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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