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남자 되겠다"…네이비실 출신 ‘워리어 트랜스젠더’ 왜
“나는 트랜스젠더가 아니었고, 남성도 여성도 아니었다. 나에게 성 정체성은 존재하지 않았다. 성별 위화감도 있었고 불필요한 수술도 받았다”
지난달 12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역 후 여성으로 성전환한 미국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Navy SEAL) 출신 트랜스젠더가 다시 남성으로 되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사연의 주인공은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에서도 최정예로 꼽히는 ‘팀 식스’ 소속 대원으로 복무한 크리스틴 벡(Kristin Beck, 56). 미 해군 특수부대에서 20년간 근무하면서 오사마 빈 라덴 체포 작전에도 참여한 바 있는 그는 13차례의 작전과 7차례의 전투를 통해 ‘퍼플 하트’ 훈장과 ‘청동성장’을 받기도 했다. 수많은 전장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전투를 치른 그가 지난 2013년 커밍아웃을 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당시 벡은 “팀식스의 일원이었을 때 수염을 아주 길게 기르는 것을 좋아했다. 하지만 변장을 해도 남자로 살아온 삶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며 “어린 시절부터 내 몸은 남자였지만 마음은 여자였다”고 고백했다.
“군 생활을 하면서도 이런 성 정체성 고민은 이어졌다”고 고백한 그는 두 번 결혼해 아들 둘을 뒀지만, 가족과 동료 몰래 성 정체성과 사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은퇴 후 가족은 물론 동료 대원들한테도 성전환 수술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을 때 모두 따뜻하게 인정해 줬다”고 했다.
이후 호르몬 주사를 맞고 레이저로 수염도 제거하며 서서히 여자로 변신을 시작한 벡은 2013년 3월 화장하고 여자 옷을 입은 사진을 자신의 SNS에 공개하며 세상 밖으로 나왔다.
당시 이런 사연이 알려지게 된 것은 그가 자신의 특별한 삶을 담은 책을 출간한 것도 한몫했다. 『전사 공주』(Warrior Princess)라는 제목의 책은 그의 커밍아웃 기간과 여성으로 사는 삶을 살기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당시 벡은 “나는 군대에서도 아마존 여전사 같았다” 면서 “모습은 달라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나는 똑같은 경험과 영혼을 가진 같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후 CNN이 그의 스토리를 다큐멘터리로 제작, 보도하며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2015년 메릴랜드에서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해 낙선하기도 했다.
당시 벡의 경쟁자는 민주당 하원 서열 2위인 스테니호이어 의원이었다. 그는 자신의 딸이 게이라는 사실을 ‘커밍아웃’하고 메릴랜드 동성 결혼법을 지지하는 등 LGBT(성소수자) 그룹에 호의적인 입장이었다.
그런 벡이 최근 한 인터뷰에서 과거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다고 고백하며 남자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 10년 동안 나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내 인생을 망쳤다”며 “내가 내 인생을 파괴했으며 지금은 바로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벡은 7년 전부터 호르몬 치료도 중단했다고 한다.
특히 벡은 자신이 관련 단체들로부터 성 소수자 문제를 대중화하기 위한 선전 수단으로 이용당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1년 은퇴 후 단 한 번의 면담 끝에 보훈처로부터 호르몬 요법을 승인받아 2015년까지 치료를 받았다”며 “나는 매우 순진했고 정말 나쁜 방식으로 홍보 수단으로 이용당했다”고 주장했다.
안면 윤곽 수술과 유방 확대 수술을 받은 그는 여전히 성별 위화감을 감출 수는 없었다고 했다. 벡은 “나는 트랜스젠더가 아니었고, 남성에서 여성으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그 어떤 것도 아니었다”며 “그 의미를 알아내기도 전에 의사들이 내 삶을 망친 치료를 강요했다”고 말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현재 벡은 성전환 전의 이름인 크리스 벡(Chris Beck)으로 되돌아갔고 최근에는 한 여성과 약혼을 했다고 한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빚내서 자취방 해주니 잠적" vs "법적 대응"…배우 김지영 무슨 일 | 중앙일보
- '순한 암'이라고? 증상 나타나면 이미 3기…韓남성 발병 늘었다 | 중앙일보
- 北전차에 놀란 朴 만들었다…K2흑표의 할아버지, 45년 만에 전역 | 중앙일보
- "95% 학생커플, 100에 99는 성관계" 룸카페 알바의 충격 후기 | 중앙일보
- 혼숙 넘어 한 침대서 잔다? 연애 예능, 이러다 망하지 | 중앙일보
- 서울 체감온도 영하 26도…기상청, 긴급방송까지 요청했다 | 중앙일보
- "ADHD, 입대할 상태 아닌데"…시신이 된 아들, 엄마 오열했다 [밀실] | 중앙일보
- "16세 소녀에 술·혼욕 강요"…넷플릭스가 놓친 日마이코의 비극 [도쿄B화] | 중앙일보
- 20대 여성 10명 성폭행범 극단선택 시도…대학가 원룸에 칩거 | 중앙일보
- "재료값 50% 뛰었어요"…이대 명물 '빵낀과'도 결국 문 닫는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