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같은 브랜드 매각한 열에 아홉은 신규 론칭"
[김동민 기자]
(1편 인터뷰 "커질수록 힘들다" 중소 이커머스, 돌파구를 찾아라)
▲ 홀썸브랜드 함경범 대표 |
ⓒ 홀썸브랜드 |
"우리나라에서는 중소 이커머스 브랜드 인수·매각 사례가 거의 없어요. 매각이라고 하면 적대적 M&A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고, 그러다 보니 브랜드 매각을 성장의 기회로 보는 인식이 부족해요. 브랜드를 자식처럼 여기는 오너 입장에서는 브랜드를 파는 게 자식을 입양보내는 거나 마찬가지죠. 하지만 브랜드를 키우며 갖춰진 인프라와 노하우로 재창업을 하면 이전보다 훨씬 빠른 성장이 가능해요."
중소 이커머스 셀러에게도 '다음'은 있다
홀썸브랜드는 자체 솔루션으로 온라인 판매 상품들의 브랜드파워, 성장 가능성을 과학적·체계적으로 분석한다. 판매 랭킹과 리뷰, 별점 등 온라인 반응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브랜드를 찾아낸다. 함 대표는 이렇게 발굴된 브랜드 오너들을 직접 만나 고충을 나누고, 미래를 설계한다.
▲ 함 대표는 인수·매각 여부와 별개로 많은 브랜드 오너들과 만나 시너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
ⓒ 홀썸브랜드 |
함 대표가 홀썸브랜드를 통해 브랜드 운영 노하우와 영감을 공유하는 데 치중하는 건 그래서다. 이커머스 브랜드마다 처한 환경이 각각 다른 만큼, 중소 브랜드들이 서로 대화하다 보면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수 있다. 성장 단계의 브랜드에는 시장성을 높일 수 있는 각종 팁을 제공하고, 재창업이나 추가 창업을 고민 중인 오너에게는 일괄매각, 부분투자 등 여러 가능성이 검토된다.
"저는 각 브랜드들이 정말 잘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오너 분들을 만나요. 애그리게이터 비즈니스는 자금이 붙으면서 파워풀한 브랜드 운영이 가능해지는 구조에요. 값진 브랜드를 더 사랑받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인수를 통해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만드는 거죠. 이 과정에서 오너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으로 또다른 기회를 얻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어요."
시장성 넘어 소비자의 삶에 이롭게
2022년까지 누적 투자액 약 700억 원을 유치한 홀썸브랜드의 자금력은 실제 이커머스 브랜드 성장의 마중물이 되고 있다. 조직 구성과 품질 개선에 적극적 투자가 이뤄진 덕분이다. CEM(고객경험관리) 조직이 다방면으로 VOC(고객의 소리)를 청취하면 상품기획자가 이를 상품에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브랜딩 조직이 상품 구성과 판매 채널을 확장하는 식이다.
▲ 홀썸브랜드는 지난해 탈취제 브랜드 '스멜탄'을 인수했다. |
ⓒ 홀썸브랜드 |
한 가정용 탈취제 브랜드 역시 홀썸브랜드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힐 수 있었다. 구매 유입 데이터 분석 결과 자동차 담배냄새 제거와 관련된 키워드 유입 비중이 높았고, 의외로 구매자 중 30~40대 남성 소비자가 많았던 것. 이를 토대로 차량용 탈취제 패키지를 따로 제작해 출시하는 한편, 타깃 소비자들이 활동하는 채널과 마켓에 집중해 매출을 높일 수 있었다.
중소상공인의 '인생 2막'을 응원하다
홀썸브랜드에 브랜드를 매각한 오너 열에 아홉은 신규 브랜드를 론칭한다. 단순히 매각 자금으로 또다시 창업을 하는 정도가 아니다. 그간 쌓아 온 지식과 경험, 매각 과정에서 얻은 인맥과 노하우로 더 안전한 도전을 한다. 이미 경험한 성공 공식을 대입해 이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공격적으로 여러 가능성을 시도하면서도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 구강관리 브랜드 '쿨티아' 또한 홀썸브랜드를 통해 소비자 접점을 더욱 넓히고 있는 중이다. |
ⓒ 홀썸브랜드 |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로서 함 대표가 바라는 건 단순하다. 좋은 창업가들을 더 많이, 지속적으로 만나는 것. 이를 통해 창업가의 선한 영향력이 제대로 작동하는 인프라를 만들고, 브랜드 가치가 최대한으로 발휘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포부다. 창업과 매각이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판매자와 소비자를 넘어, 이커머스 산업 전반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셈이다.
"세상 모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와 제품을 만드는 건 그 자체로 가치있는 일이에요. 그래서 좋은 브랜드 오너는 장사치가 아니라 혁신가이자 발명가에 가깝죠. 저는 홀썸브랜드가 이런 분들께 기회가 될 수 있는 곳이라고 자신해요. 얼마든지 저희를 활용해 주시면 좋겠어요. 좋은 창업가와 만날 수만 있다면 저는 어디든 찾아갈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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