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걸린 남편 “죽여달라” 부탁에 총 쏜 아내

김현정 2023. 1. 22.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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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치병에 시달리는 77세 남편의 마지막 부탁을 거부하지 못해 그의 아내가 남편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플로리다주(州) 데이토나 비치에 있는 어드벤트 헬스 병원 병실에서 엘런 길런드(76)가 남편 제리 길런드(77)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엘런은 제리의 병실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는데, 총을 내려놓기를 거부하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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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실에서 76세 아내가 77세 남편 쏴
고의로 사람 죽인 1급 살인혐의 적용될 듯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불치병에 시달리는 77세 남편의 마지막 부탁을 거부하지 못해 그의 아내가 남편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께 플로리다주(州) 데이토나 비치에 있는 어드벤트 헬스 병원 병실에서 엘런 길런드(76)가 남편 제리 길런드(77)를 총으로 쏴 살해했다. 숨진 제리는 사건 발생 약 3주 전 엘런에게 "만약 건강 상태가 악화할 경우 나를 죽여달라"고 부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불치병에 걸린 남편의 부탁을 받고 남편을 살해한 엘런 길런드(76). 사진출처=연합뉴스

제리는 불치병을 앓고 있었는데 병명이 무엇인지, 입원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사건 당시 병실에는 엘런과 제리 둘만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엘런이 어떻게 총을 들고 병원으로 들어올 수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엘런은 제리의 병실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는데, 총을 내려놓기를 거부하며 맞섰다. 결국 1시간가량의 대치 끝에 경찰은 엘런을 제압했다. 다행히 병원 관계자나 다른 환자 등의 인명 피해는 없었다. 이후 엘런은 볼루시아 카운티 감옥에 구금됐다.

데이토나 비치 경찰 당국은 "당초 제리는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힘이 부족해 아내에게 이 같은 일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엘런은 남편을 살해한 후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으나 결국 그러지 못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데이토나 비치 경찰서 자카리 영 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일은 그 누구도 인생의 시련과 고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비극적 사건"이라며 "엘런은 수심에 잠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엘런은 제리가 불치병에 걸렸다는 것과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오랜 기간 우울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엘런은 의도를 갖고 계획적으로 사람을 숨지게 한 1급 살인 혐의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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