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요일日문화]찰떡 아이스, 일본에서 먼저 나왔다고?
50여가지 맛으로 분화
편집자주 - 몸도 마음도 나른한 일요일. 국제부 기자가 일본 문화와 관련한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전해드립니다.
[아시아경제 전진영 기자] 아이스크림 좋아하시나요? 저는 단것은 잘 안 먹는 편이지만, 이상하게 아이스크림은 겨울에 더 끌리는 것 같습니다. 특히 겨울에는 따뜻하게 난방된 집 안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없습니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의 주인공은 바로 '찰떡 아이스'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찰떡이 아이스크림을 감싼 형태로 한국에서도 꾸준히 찾는 사람이 있는 스테디셀러죠. 일본 여행 필수코스인 편의점 순회를 돌아보셨다면 보셨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일본에도 찰떡 아이스와 똑같은 포장의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바로 롯데제과가 일본에서 출시한 '유키미 다이후쿠'입니다.

찰떡 아이스는 롯데가 유키미 다이후쿠를 출시하고 5년 뒤에 한국에 선보였기 때문에, 오늘은 찰떡 아이스의 전신을 알아보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원래 유키미 다이후쿠의 조상은 따로 있습니다. 1980년 일본 롯데는 찹쌀떡이 아니라 마시멜로로 아이스크림을 감싼 '와타보시'라는 이름의 아이스크림을 출시합니다. 마시멜로로 감싼 아이스크림이라니 어떤 맛일지 너무 궁금한데요…. 여하튼 당시 시장 반응은 꽤 좋았다고 하는데, 상품 개발자들은 '더 일본인의 취향에 맞는 아이스크림은 무엇일까, 떡을 이용한 찹쌀떡 형태의 아이스크림은 어떨까'라며 찹쌀떡을 감싼 아이스크림을 개발하는 데 성공합니다. 떡이 찬 아이스크림을 만나면 쉽게 굳기 때문에, 반죽 조합을 찾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고 합니다.
유키미 다이후쿠는 계절 특수를 겨냥한 이름입니다. 겨울은 유통업계에서 바 형태의 아이스크림보다 빵에 아이스크림이 끼워진 샌드형 등 다른 형태의 아이스크림이 더 잘 나가는 계절입니다. 유키미(雪見)는 문자 그대로 '내리는 눈을 보는 것'입니다. 겨울에 일본 난방 장치 코타츠에 발을 넣고, 따뜻한 몸으로 창밖에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아이스크림을 먹는 감성을 이름에 담아낸 것인데요. 눈 보면서 먹는 찹쌀떡 정도로 해석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원래는 유키미가 아니라 '츠키미(月見)'가 될 뻔했다고 합니다. '달을 본다'라는 뜻으로 일본에서는 추석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아이스크림 개발 담당자가 대대로 내려온 파일을 보던 중 현재 디자인인 눈 대신 한가위 보름달을 보고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토끼와 가족이 그려진 패키지를 발견했다고 합니다. 역시 한가위에 떡 찧는 토끼는 양국 공통의 생각인가 봅니다. 그래서 2018년 일본에서는 실제로 추석 시즌을 겨냥해 한가위 한정 패키지를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아, 그래서 맛은 한국과 똑같으냐고 물으신다면 완전히 다릅니다. 한국은 팥 소가 들어간 쑥떡을 연상시키는데, 일본 제품은 하얀 반죽에 바닐라 맛입니다. 롯데는 계절 한정으로 초콜릿 맛 등을 출시하기도 하는데, 2021년 9월 기준으로 50가지의 맛을 선보였습니다. 출시된 맛들을 살펴보니 딸기, 복숭아, 녹차부터 시작해 푸딩 맛, 고구마 맛 등도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찰떡 아이스 매운 치즈떡볶이 맛이 출시돼 화제가 됐었죠. 유키미 다이후쿠는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판매되고 있는데, 나라별 특색에 맞춰 맛을 선보인다고 하네요.
한국에서는 왜 쑥떡을 연상시키는 맛으로 결정했을까. 궁금해서 관계자에게 여쭤보았는데요, 아쉽게도 한국에서는 관련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 왜 일본과 다른 맛이 출시되었는지 유래를 알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이름은 달라도 이 찹쌀떡 아이스크림이 한국과 일본 모두의 사랑을 받는 것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추억이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아버지가 겨울철 퇴근길이면 종종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 오셔서 겨울에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는 일이 됐는데요. 지금도 여러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자연스레 옛날부터 먹어온 아이스크림에 손이 가게 됩니다. 여러분들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이 있으신가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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