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무더기 통과한 ‘목동’ 웃지 못하는 이유…급락한 집값에 약발 먹힐까?
5개 단지도 ‘조건부 재건축’ D등급 유지
규제 완화 덕에 재건축 본궤도 올랐지만
5억~6억원 떨어졌던 집값 회복은 아직
서울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6개 단지가 최근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했다. 전체 14개 단지 중 절반인 7곳이 안전진단 문턱을 넘으면서 총 5만여가구로 탈바꿈하는 목동 재건축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크게 하락한 목동신시가지 아파트값이 반등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예비안전진단(현지 조사)→1차 정밀안전진단→2차 정밀안전진단(적정성 검토)’ 순으로 진행된다. 1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받으면 국토안전관리원 등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한다. 이번에 안전진단을 통과한 목동 단지들은 이런 절차를 밟지 않고 곧바로 재건축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이로써 기존 재건축 확정 판정을 받은 6단지를 포함해 목동신시가지에서 정식으로 재건축 사업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된 단지는 총 7곳으로 늘어났다. 양천구는 목동1·2·4·8·13단지 등 5개 단지에 대해서는 기존 조건부 재건축 판정을 유지했지만 이들 단지도 적정성 검토를 거쳐 재건축이 최종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번에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단지는 모두 1980년대 지어져 준공 30년 차를 수년 전 넘겼지만, 강화된 안전진단 기준 탓에 사업 진행이 지지부진했다. 하지만 정부가 올 1월 5일부터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구조안전성 비중은 30%로 낮추고, 적정성 검토를 사실상 폐지하면서 재건축 시계가 다시 돌아가게 됐다.
다만 재건축 호재에도 현장에서는 계속되는 고금리 기조 탓에 당장 큰 반등은 어렵다는 분위기다. 안전진단 통과 소식 이후 확실히 매수 문의가 급증하기는 했지만 일대가 여전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갭투자’는 불가하기 때문이라는 게 일대 중개업계 설명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안전진단 통과 판정을 받은 날 목동14단지 전용 74.19㎡는 10억2000만원(15층)에 거래된 데 이어 지난 1월 16일에는 10억7000만원(10층)에 주인이 바뀌었다. 2021년 10월 최고가(16억8000만원)보다 6억원 넘게 떨어진 가격에 매매가 이뤄진 것. 지난해 9월 같은 면적이 14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도 시세가 4억원가량 하락했다.
신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장기간 매매가 이뤄지지 않던 아파트가 집주인이 2억원가량 호가를 낮추자 매매가 이뤄진 것”이라며 “2년간 거주할 실수요자만 접근 가능하다 보니 매수세가 금방 달라붙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