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왕 사기’ 공포에 전세 기피...‘소비심리지수’ 역대 최대 하락

조동현 매경이코노미 기자(cho.donghyun@mk.co.kr) 2023. 1. 2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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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급증에 전세 거래 기피 현상 증가
지난달 지수 71.8...1년 만에 30P 하락
‘전세사기 피해’ 인천 미추홀구 모 아파트. (윤관식 기자)
전국 주택 전세 시장 소비심리지수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속칭 ‘빌라왕 사기’ 사태에 따른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로 전체 시장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부동산 시장 소비심리지수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세 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 12월 기준 71.8로 전월보다 1.9포인트 하락했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는 0~200의 값으로 나타나는데 95 미만이면 하강 국면으로 분류된다. 전국 주택 전세 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지난해 7월 하강 국면에 진입한 후 매달 지수가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지수는 100으로 1년 만에 소비심리가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고 수도권 전세 시장 지수 역시 69로 내림세를 보였다. 전국과 수도권, 비수도권 전세 심리지수는 국토연구원이 관련 통계를 공표한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서울은 지난해 11월이 66.8로 최저치였고, 지난달은 67.3으로 소폭 올랐다. 시도별로 보면 세종, 대구에 이어 3번째로 낮은 수치다.

권건우 국토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매매 시장과 비슷하게 전세 시장도 시장 상황과 금리 요인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며 “최근 전세 사기 관련 이슈도 지수 하락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세 소비심리는 거래 절벽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전세 거래는 4920건으로 전월(5924건) 대비 17% 감소했다. 1년 전 6599건과 비교하면 25% 떨어졌다. 전세 거래가 줄어들면 보증금 미반환 사고가 더 커질 수 있다. 금리 인상과 전셋값 하락으로 역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집주인들이 새로운 세입자를 찾기보다 기존 계약자와 보증금을 낮춰 계약하는 경우도 많다.

현재 정부는 악성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갚지 않은 임대인이 대상이다.

한편, 전세사기가 피해가 날로 급증하자 수사당국은 전세사기범 적발을 위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무자본 갭투기’로 다세대 주택을 무더기로 사들여 전세 보증금 수십억원을 편취한 일당 78명을 검거했다. 무자본 갭투기는 임대차 계약과 매매 계약을 동시에 진행해 자기 자본 없이 임차인 전세 보증금으로 신축 빌라 등의 매매대금을 충당하는 수법이다.

이들 78명은 2017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인천 등 수도권 일대에서 다세대 주택 628채를 무자본 갭투기 방식으로 매수해 임차인 37명의 전세 보증금 80억원을 속여 빼앗은 혐의(사기)를 받는다. 아울러 지난 16일에는 빌라·오피스텔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한 채 숨진 빌라왕 김 모 씨의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된 분양대행업자 등 11명을 추가 입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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