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돈 82억 찾아가세요..."혹시나 했더니 나도 3000만원"
충북 제천에 사는 A씨는 지난해 10월 예상치 못한 목돈을 손에 쥐었다. 한국예탁결제원(예탁결제원)으로부터 미지급 배당금이 있다는 안내문을 받으면서다. 곧바로 예탁결제원 창구에서 배당금을 찾았다. 30만원 정도 일 거라 생각했던 미수령 배당금은 3000만원에 달했다. A씨가 5년간 배당금을 찾아가지 않은 데다, 보유한 주식이 코로나19와 관련 기업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뛰며 배당액이 는 결과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11일부터 11월 4일까지 주인을 찾은 미수령 주식과 배당금은 한 달도 안돼 240억원이 넘는다. 미수령주식 2974만주(평가액 240억원)와 배당금 2억8900만원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여전히 주인을 못 찾은 배당액은 이달 19일 기준 82억3600만원이다.
투자자의 실수로 '잠자는 주식·배당금'은 크게 미수령주식ㆍ배당금과 실기주(失期株)과실로 나뉜다.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종이 증권(실물 주권)을 보유했다면 미수령 주식ㆍ배당금이 생길 수 있다. 예컨대 무상증자로 주식이 추가로 발행되고, 배당금이 쌓여도 주소 변경 등으로 통지문을 받지 못하면 배당금은 주주명부에 성명과 주소를 기재해주는 명의개서대행사에서 보관하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주식 실물을 직접 수령했지만 명의개서를 하지 않는 경우엔 실기주과실로 분류한다. 실기주과실대금은 한국예탁결제원 명의의 주식으로 기재돼 배당금과 무상증자로 불어난 주식이 예탁결제원에 쌓인다.
잠자는 배당금을 찾는 방법도 차이가 있다. 우선 미수령주식ㆍ배당금은 명의를 바꿔주는 명의개서대행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현재 명의개서 대행기관은 예탁결제원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3곳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별도로 만들어진 증권대행 홈페이지 내의 주주서비스에서 미수령주식과 배당금을 조회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은 미수령 배당금이 50만원 미만이면 비대면으로 인출할 수 있다. 예탁결제원이 명의개서 대행기관이 아닌 경우 KB국민은행이나 하나은행 홈페이지를 통해 조회해야 한다.
실기주과실대금은 예탁결제원을 통해 조회할 수 있다. 보유한 증권의 회사명, 발행 회차, 권종, 주권번호 등을 입력하면 실기주과실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실기주과실로 잊었던 미수령 주식과 배당금은 해당 증권사를 방문해 종이증권을 입고한 뒤 반환 청구를 하면 된다. 이미 전자증권으로 전환 된 주식이라면 명의개서 대리인(예탁결제원, KB국민은행, 하나은행)에 해당 주권을 제출한 뒤 증권회사에 실기주과실 반환 청구를 해야 한다.
숨은 금융자산은 주식이나 배당금만 있는 건 아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은행·저축은행·보험사·증권사 등에 잠든 금융자산만 16조원에 이른다. 3년 이상 입ㆍ출금 거래내역이 없는 예ㆍ적금 등 장기 미거래 금융자산이 12조원, 청구권 소멸시효(예금 5년, 보험 3년 등)가 도래한 후에도 찾아가지 않은 휴면 금융자산만 1조4000억원이다. 또 사용하지 않고 쌓인 카드 포인트만 2조5000억원이다.
숨은 금융자산을 찾는 방법은 간단하다.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인 '파인'을 이용하면 ‘잠자는 내 돈 찾기’, ‘내 계좌 한눈에’, ‘내 보험 찾아줌’ 등 업권별 금융자산 조회가 가능한 개별 사이트를 확인할 수 있다.
또 금융결제원이 운영하는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에선 장기 미거래 금융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본인인증을 거친 후 은행, 저축은행, 증권사 등에 개설된 본인 명의 계좌를 조회할 수 있어서다. 1년 이상 입출금 거래가 없고 잔액이 50만원 이하의 계좌는 즉시 본인 명의의 다른 계좌로 옮기고 기존 계좌는 해지할 수 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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