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고 카페 들렀다 오니 우리 욕실·부엌 달라졌다" 무슨 일
부산 동래구 다세대주택에 사는 안모(76)씨는 지난달 이사 8년 만에 부엌을 리모델링했다. 이번 설 연휴에 딸·아들 가족 모두 모여 총 10명이 함께 식사해야 하는데, 부엌이 낡고 좁아서다. 안씨는 “부엌만이라도 새집처럼 깨끗해져서 만족스럽다”며 “코로나19 이후 오랜만에 가족들이 다 모이는데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욕실도 함께 고치고 싶었지만 비용이 부담돼서 다음에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충북 청주시에 사는 권미숙(55)씨도 이달 집안 욕실을 싹 뜯어고쳤다. 320만원가량 들여 양변기·세면기·욕조 등을 교체했다. 시공은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 만에 끝났다. 권씨는 “3년 만에 손님이 많이 방문하는 명절이라 오래된 화장실부터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화장실은 하루라도 못 쓰면 힘든데, 아침에 나가서 영화 보고 카페에 있다 들어오니 완성돼 있어 편리했다”며 웃었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는 설을 맞아 ‘가족맞이 집 꾸미기’가 한창이다. 특히 이사하지 않고도 집을 새롭게 단장한 효과를 볼 수 있는 부분 인테리어가 인기다. 최근 아파트 거래가 확 줄어 어려움을 겪는 인테리어 업계는 욕실·주방·중문 등 부분 시공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21일 한샘은 이달 중문과 욕실 시공 매출이 전달 대비 각각 15%, 5% 늘었다고 밝혔다. 한샘 관계자는 “최근 인테리어 시장 위축이 지속되고 있으나 부분 인테리어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달엔 설 연휴가 있어 가족들 방문을 앞두고 집을 고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부분 인테리어의 장점은 집 전체를 고칠 때보다 가격 부담이 적고 1~3일 정도로 짧은 기간에 모두 마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이사할 때만 리모델링을 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살면서 고치는’ 인테리어 방식이 더 활성화할 전망이다.
인테리어 업체들은 부분 시공 수요를 공략하고 나섰다.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이사 수요가 급감해 영업이 어려워져서다. 한샘은 ‘살면서 고치는 우리 집’ ‘하루 만에 바뀌는 한샘바스’ 등 다양한 부분 리모델링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이달 말에는 부엌·욕실·중문 부분 패키지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KCC글라스의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홈씨씨 인테리어’는 고객이 원하는 공간만 부분 리모델링 가능한 패키지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 욕실·거실·현관 패키지를 늘려 디자인 종류를 다양화했다. KCC글라스 관계자는 “최근 늘어나는 부분 리모델링 수요에 맞춰 고객 맞춤형 시공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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